형사공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형량 – 형량 적게 받는 법?

‘제가 그럼 몇 년 정도 나올까요?‘ ,’혹시 집행유예는 가능할까요?‘

사실상 유죄는 확정적인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대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 입니다.

결국 유죄는 피할 수 없다면 형을 적게 받는 것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입장에서 최대의 관심사 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건에 깊이 관여하며 제반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질문은 받게 된다면 모르겠으나, 

10~20분 가량의 짧은, 대부분 고객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구성된 상담 내용을 전달받고 형량이 얼마나 나올지 예상해 달라고 하면 변호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합니다.

형량은 같은 범죄라고 하더라도 죄질에 따라, 또 죄를 범한 자의 행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천차 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만약 어떤 변호사가 이건 100% 어떤 형량이 예상된다고 한다면 이는 많은 가정적인 상황을 전제한 결론을 최대한 희망적으로 제시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합의만 보면 형량이 적게 나올까?

많은 분들이 합의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이는 사회적 경험에 따라, 그리고 본능적으로 합의가 형량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합의는 형량의 대소를 판단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합의만 보면 소위 ‘장땡’일까요?

어떤 분들은 수년의 징역이 처해질 것이 통상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보면 벌금이 나올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십니다.’

이러한 인식은 아마 ‘형량은 판사님이 정하는 것이니, 합의를 잘 보고 잘 해결되면 형량은 극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판사님들이 마치 원님재판을 하듯이, 공통적인 기준없이 본인 만의 잣대로 형량을 고무줄 처럼 이리저리 판단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각 죄마다 정해진 법정형이 있고, 또 그 법정형을 기본으로 하여 양형을 공정하게 산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기준이 존재합니다.

판사님들의 형량 공식가이드 ‘양형위원회 양형기준’

형량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은 이미 공식화되어있고, 또 널리 공개되어 있습니다.

당장 인터넷에 양형기준이라고만 검색하여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일반인이 보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자세히 풀이되어 있습니다.

즉, 이미 판사님들이 형량을 판단하는데 사용하라고 제시된 공식가이드가 버젓이 국민에게 공개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는 두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판사님이라고 형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 정해진 범위 내에서 각 양형인자를 판단하여 일부 조정이 가능한 것이다.

‘양형인자는 여러개로 세분화되어 있고, 그 중 한개 요소만 유리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 열거된 여러 양형요소들이 골고루 판단되므로, 고려될 수 있는 여러 양형요소를 적절하게, 골고루 주장하여야 한다.

결론

양형기준은 판사님들에 대한 가이드임과 동시에 변호사들에게 또한 가이드가 됩니다.

고려되는 양형인자를 분석하고 각 요소별로 유리하게 주장할 부분을 적절히 힘줘서 주장하고, 뒷받침하는 자료를 준비하고, 불리하게 판단될 수 있는 요소를 분석하여 오해를 해소시키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판사님이 이해할 수 있는, 법리적으로 납득이 가능하고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언어로 의견을 효과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며, 이를 위해 각 양형요소를 분석하고 주장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발굴하는 것이 변호사의 능력이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얼마만큼의 형량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답은 양형기준에 따라 대략적인 범위로 정해져있으며, 변호사의 역할에 따라 그 범위 내에서 결과가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