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대한 몰수 가능성
가상화폐 몰수가 가능한 것일까요?
비트코인을 필두로 하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증대되면서 범죄에 대한 대가로 가상화폐를 주고 받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혹은 피해자를 속여서 그 대가로 가상화폐를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가상화폐가 범죄의 수단이 되거나 또는 범죄로 인하여 얻게 되는 이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이나 형사특별법은 특정 범죄가 발각되면 피의자가 범행으로 인하여 보유하게 된 이익을 박탈하는 몰수나 추징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범죄수익,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등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아울러 범죄수익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報酬)로 얻은 재산”을 의미합니다(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가목).
가상화폐의 경제적 가치가 커짐에 따라서 과연 가상화폐 몰수나 추징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 핵심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범죄수익 또는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가상화폐 몰수 가능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의 선고
피고인이 음란물유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에 의하여 비트코인(Bitcoin)을 취득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해당 사안의 제1심 및 항소심에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첨예하게 다투어졌습니다. 제1심 판결은 비트코인은 몰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비트코인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서 비트코인 역시 몰수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즉 가상화폐 몰수 가능성을 긍정한 것입니다.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
2)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고[제2조 제2호 (가)목],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8조 제1항 제1호). 그리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시행령은 “은닉재산이란 몰수·추징의 판결이 확정된 자가 은닉한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2항 본문).
3) 위와 같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 취지 및 법률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취득한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
4) 한편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별표] 제1호 (사)목에서는 형법 제247조의 죄를, [별표] 제24호에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4조 제1항 제2호의 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5) 피고인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에 의하여 취득한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② 피고인은 음란물유포 인터넷사이트인 “OOOOOOO.com”(이하 ‘이 사건 음란사이트’라 한다)을 운영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는 이용자 및 이 사건 음란사이트에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대가로 지급받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취급하였다.
6) 이 사건 몰수의 대상인 비트코인은 특정되어 있다.
7) 따라서 피고인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범죄에 의하여 취득한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몰수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가상화폐 몰수가 가능하다는 점은 대법원 판결로 확인이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가상화폐 몰수가 문제된다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 중 범죄와 관련된 가상화폐와 그렇지 않은 가상화폐를 구분하고, 문제되고 있는 범죄 행위가 몰수나 추징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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