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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것은 법원이 피고인에게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유예 기간 중에 다시 형사사건에 연루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단순히 새로운 사건에 대한 처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유예된 이전 형까지 함께 집행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떤 법적 결과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유예 취소를 막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집행유예 취소 기준 — 형법 제63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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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취소의 근거 규정은 형법 제63조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 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에 대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 집행유예가 취소됩니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유예 기간 중’에 범한 범죄여야 합니다.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날까지 사이에 저지른 범죄만 해당합니다.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확정일이 기준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야 합니다. 즉,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징역 또는 금고)이 선고되어야 취소 사유에 해당합니다. 이 점이 방어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셋째, 그 판결이 ‘확정’되어야 합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변경되면 이전 집행유예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항소 전략도 방어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벌금형을 받거나, 다시 집행유예를 받거나, 무죄를 받으면 이전 집행유예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변호인의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2. 재차 집행유예가 불가능한 이유 — 형법 제62조와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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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법적 장벽은 재차 집행유예의 제한입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집행유예의 요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을 경과한 자”에 대해서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는 아직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것이 아닙니다. 형법 제65조에 따라 유예 기간이 무사히 경과해야 비로소 형 선고의 효력이 실효됩니다. 따라서 유예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범죄로 재판을 받으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집행유예를 다시 선고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2021도11578 판결에서 이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판례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피고인에 대해 재차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은 형법 제62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전과의 종류, 범행의 경중, 피해 회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으나, 이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 한합니다.
결국 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를 저지르면 새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형이 확정되는 순간 이전 집행유예까지 취소되어 두 형이 동시에 집행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전 사건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새 사건으로 징역 6개월 실형이 확정되면, 총 1년 6개월을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합니다.
3. 양형에서의 불이익 — 왜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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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양형에서도 상당한 불이익 요소로 작용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서는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가중 인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거의 모든 범죄 유형에 공통적으로 적용됩니다.
법원이 양형에서 이를 무겁게 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집행유예는 피고인에게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약속 위에 성립하는 제도입니다. 그 약속을 깨고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법원의 관용에 대한 배신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라면 초범에 비해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형기준상 ‘동종 전과’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있으면 권고 형량 범위 자체가 상향됩니다. 여기에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라는 특별양형인자가 추가되면, 감형을 받기가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깊은 반성을 보이며,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노력을 입증하더라도 실형을 피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실무적으로 구속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도주의 우려’나 ‘재범의 위험’을 판단하는 데 있어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커지며, 재판 과정에서도 보석이 쉽게 허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유예 취소를 막는 3가지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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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를 저질렀다면, 최우선 목표는 이전 집행유예의 취소를 막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형법 제63조의 요건을 역으로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전략이 도출됩니다.
전략 1: 벌금형 유도
형법 제63조는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었을 때 집행유예를 취소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새 사건에서 벌금형을 받으면 이전 집행유예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건 초기부터 벌금형이 가능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가야 합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조기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합의 금액이 다소 높더라도 실형을 피할 수 있다면 그 비용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검찰 단계에서 약식기소(벌금형)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혐의 사실을 다투기보다는 반성과 피해 회복에 집중하여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수사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결과입니다.
전략 2: 유예 기간 도과 전략
형법 제65조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이 무사히 경과하면 형 선고의 효력이 실효됩니다. 따라서 새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전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 설령 새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이전 집행유예가 취소되지 않을 여지가 생깁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판 진행 속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기일 변경, 추가 증거 조사 신청, 감정 신청 등을 통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재판 일정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전략은 남은 유예 기간이 비교적 짧을 때 효과적이며, 유예 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략 3: 무죄 또는 혐의 없음 주장
가장 근본적인 방어는 새 사건 자체에서 무죄를 받는 것입니다. 혐의 사실에 다툴 여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해야 합니다. 특히 수사 단계에서 ‘혐의 없음(불기소)’을 받을 수 있다면, 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으므로 집행유예 취소 위험이 원천적으로 차단됩니다.
이 세 가지 전략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사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병행하거나 순차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건 초기부터 집행유예 취소 방어를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방어 전략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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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는 단순한 재범이 아닙니다. 새로운 사건에 대한 처벌에 더해 이전에 유예되었던 형까지 집행될 수 있는, 이중의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입니다. 재차 집행유예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양형에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사사건보다 훨씬 정밀한 방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형법 제63조의 취소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벌금형 유도·유예 기간 도과·무죄 주장 등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건 초기 대응이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집행유예 기간 중 수사를 받게 되셨다면 가능한 한 빨리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