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음주운전에 따른 긴급피난 가능 여부
모든 음주운전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일까요? 불가피하게 음주운전을 한 경우 음주운전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처벌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주운전은 형사적인 처벌 대상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음주의 정도에 따라서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대리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대리기사가 도로의 한 중간에 차를 정차해두고 가버리는 경우와 같이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처벌을 한다면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법원은 일정한 경우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떠한 경우에 처벌을 면할 수 있을까요?
음주운전 긴급피난에 관한 판결들
형법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형법 제22조)
이른바 긴급피난이라고 불리는 위법성 조각사유입니다. 법원은 불가피하게 음주운전을 한 경우이더라도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경우 무죄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상황이 긴급피난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5001 판결
하급심은 대리운전 기사가 자동차를 정차하여 둔 도로는 새벽 시간에 장시간 자동차를 정차할 경우 사고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이 자동차를 운전하여 간 거리는 약 300m에 불과하여 피고인은 임박할지도 모르는 사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의 거리를 운전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자동차를 안전한 곳에 정차하여 둔 후 경찰에 112로 자발적으로 신고하면서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여과 없이 그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의 행위로 침해되는 사회적 법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되는 법익을 형량할 때 후자가 보다 우월한 법익인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인이 대리운전 기사에게 화를 내면서 차에서 내리라고 말한 사정은 있으나, 피고인의 음주운전은 자기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검사가 항소 및 상고를 하였으나 기각되었습니다.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2007 판결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77%에서 약 100m를 운전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제1심과 항소심은 ① 피고인의 여자친구(강민정)가 차량을 편도 3차로 중 1차로에 세웠다는 점(차량을 그대로 두면 교통에 많은 지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 ② 이 사건 현장 부근 도로는 소규모 점포가 난립한 혼잡한 도로였던 점 등을 근거로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별다른 판시 없이 무죄 취지의 항소심을 확정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4. 4. 24. 선고 2013노5782 판결
피고인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정류장 부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3%에서 약 30m를 운전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제1심은 ① 대리운전 기사가 차량을 정차한 위치가 사고의 위험이 전혀 없는 안전한 곳이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더 밝은 위치로 이동하였을 뿐 더 이상 자동차를 운전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의 행위로 침해되는 법익과 보호되는 법익을 형량하여 볼 때 후자가 보다 우월한 법익인 점 등을 근거로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항소심은 제1심의 이유에 더하여 ① 피고인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화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비상등을 켜두고 삼각대를 세워두는 것만으로는 교통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키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었고,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은 크지 않았던 점 등을 추가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상고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13. 12. 13. 선고 2013노2277 판결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150%에서 제2순환도로 약 20m를 운전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제1심은 ① 차량 정차 위치가 자동차전용도로로 장소(3차로와 갓길에 걸쳐 있음)와 시각(야간)을 고려할 때 교통방해 및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이 큰 상황이었던 점, ② 피고인의 운전이 위험을 회피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의 음주운전은 법익침해가 비교적 경미하였고 보전되는 이익이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한 점 등을 근거로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제1심의 이유에 더하여 ① 피고인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화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비상등을 켜두고 삼각대를 세워두더라도 충분히 후속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차량을 신속히 갓길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보이고,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점, ③ 피고인이 차량을 약 20m 운전한 후 곧바로 도보로 대리운전 기사를 쫓아가 항의한 점 등을 추가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상고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습니다).
음주운전이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사정들
여러 판결을 살펴보면 음주운전이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차량을 그대로 두면 2차 사고의 위험이 상당히 큰 상황인 점
- 대리기사, 경찰 등을 통해서 차량을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 차량을 옮기더라도 최소한의 거리만을 운전하였던 점
- 도로 여건 상 비상들을 켜두는 등의 조치만으로 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기 어려운 점
- 차량을 이동할 때 최대한 안전한 경로로 차량을 옮길 것 등
만약 불가피하게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였는데 음주운전이 적발이 되었다면 위와 같은 사정들은 물론 여러 가지 사정을 토대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력있게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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