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의 결론: “약속은 약속입니다”
분양계약서에 ‘시정명령을 받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약속(약정해제사유)을 적어두었다면, 그 약속된 상황이 발생한 것만으로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급심 법원은 그 위반사항이 ’매우 중대’해야만 해제가 가능하다고 보았으나, 대법원(2025다215248 판결)은 계약 당사자들이 합의한 해제 사유의 문구 그대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사건의 재구성: “믿고 사인했는데, 법원은 ’참으라’고 합니다”
원고(수분양자)들은 상가나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계약서에 한 줄의 희망을 적어 넣었습니다. “만약 시행사가 법을 어겨서 정부로부터 ’똑바로 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게 되면, 우리는 이 계약을 없던 일로 하겠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시행사는 「건축물분양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당당하게 “계약서대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뜻밖이었습니다.
- 1심과 원심의 시각: “시정명령을 받았더라도, 그 잘못이 건물을 못 지을 정도이거나 계약을 아예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 원고의 억울함: “그럼 계약서에 그 조항은 왜 넣은 건가요? ’심각할 때만 해제할 수 있다’는 말은 계약서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죠.”
시사점
위기 신호: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 분양 계약 후 시행사의 법 위반이나 부당한 업무 처리가 발결된 경우.
- 정부의 행정처분(시정명령 등)이 내려져 계약서에 명시된 ‘해제 조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사소한 위반이다” 혹은 “손해가 크지 않다”며 계약 유지를 강요하는 경우.
전문가의 솔루션: “계약서의 문구는 당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 법정해제 vs 약정해제의 구분: 법에서 정한 해제(법정해제)는 ’계약 목적 달성 불능’처럼 중대한 이유가 필요하지만, 우리끼리 약속한 해제(약정해제)는 그 조건만 충족되면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공략해야 합니다.
- 시정명령의 존재 증명: 시행사가 받은 시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점을 공문서로 확보하여, 계약서상의 해제 사유와 정확히 일치함을 입증해야 합니다.
- 판례 활용: 하급심이 ’중대성’을 요구하며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려 할 때, “당사자가 합의한 해제권을 법원이 임의로 축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대응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당부사항
“많은 분이 ’이 정도 잘못으로 계약을 깰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검열하며 포기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민사 소송의 핵심은 ‘우리가 무엇을 약속했는가’에 있습니다. 계약서에 특정 상황(예: 시정명령, 인허가 취소 등)을 해제 사유로 명시했다면, 그것은 이미 그 위반을 ’중대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합의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상대방의 ’별거 아니다’라는 말에 휘둘리지 마시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를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