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 개요 –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해당 사안은 특정 건축물을 시공한 대표이사가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명의대여를 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사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특히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업 명의를 대여한 경우, 건설업의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사유로 정하고 있으며(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이와 동시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의 형사 처벌 대상으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종국 결과 – 무죄
제1심 재판 결과, 건설사 대표인 피고인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신원재 변호사는 항소심에서부터 피고인을 변호하였으며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도출하였습니다.
해당 판결에 대한 상고 역시 기각되어 무죄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해당 사건의 항소심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취지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건설업의 면허·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한편,
면허를 받거나 등록한 건설업자가 아니면 건설업을 영위할 수 없음을 그 본질적·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관계 규정의 취지 및 목적을 파악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항소심 재판부는 명의대여란 “타인이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여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하면서
건설공사를 수급·시공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목적에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도록 승낙 내지 양해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하 ‘시공자’라 한다)이 맡아서 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건설업자 자신이 그 건설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그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여 왔다면,
이를 명의 대여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5도6668 판결)”는 일반론을 설시하였습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명의대여를 판단함에 있어서 “건설공사의 수급·시공의 경위와 대가의 약속 및 수수 여부, 대가의 내용 및 수수 방법,
시공과 관련된 건설업자와 시공자 간의 약정 내용, 시공 과정에서 건설업자가 관여하였는지 여부, 관여하였다면 그 정도와 범위, 공사 자금의 조달·관리 및 기성금의 수령방법,
시공에 따른 책임과 손익의 귀속 여하 등 드러난 사실 관계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그 건설업자나 시공자, 기타 관련자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진술하면서 명의 대여 기타 그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 하여 그것만으로 가벼이 명의 대여 사실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구체적인 판단 기준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반론적인 설시를 바탕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① 피고인들이 일관되게 피고인 회사는 시공사로서 실제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고, 다른 회사는 시행사 역할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역시 피고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현장 근무를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회사는 현장소장에 대한 4대 보험 가입자 자격을 취득한 이래 위 보험료를 납부해 주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공사의 건축주들은 피고인 회사의 대표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공사기간의 연장과 비용 추가에 따른 협의 및 공사 변경계약 체결도 피고인들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공사의 하도급업자들도 모두 일치하여 피고인 회사와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하도급 공사대금은 피고인 회사에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는 취지로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자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거나,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거나,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할 때, 피고인 회사가 명의를 대여하였다는 점에 대해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응 방안
시공 주체 및 계약 주체에 관한 증거자료 검토 및 분석
건설산업기본법상 명의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특정 시공사가 시공에 전혀 관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명의만을 빌려 주었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기소된 피고인 법인의 경우 실제 공사에 관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종 계약을 스스로 체결하였고 공사대금 역시 스스로 지급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정은 피고인 회사가 명의를 대여한 것이 아니라는 강력한 징표가 되는 것이기에,
피고인들을 변호함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사업 진행 단계별로 피고인 회사가 직접 관여하였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변론에 활용하였습니다.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에 대한 합리적인 반론 제기 및 탄핵
이 사건의 제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황이 기재된 진술 및 녹취 내용을 토대로 피고인들에게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의 점에 대한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증거자료들에는 각 자료의 작성 주체, 작성 시점, 작성 경위를 비롯하여 신빙성에 의심이 갈 만한 정황이 많이 있었습니다.
항소심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각 자료들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변론하였습니다.
합리적인 의심의 제기
사건을 진행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저지를 아무런 이유나 동기가 없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피고인 및 피고인 법인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여 가면서까지 명의를 대여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변론하였습니다.
피고인 법인이 공사에 관한 대부분의 업무를 실제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만을 대여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