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비밀번호, 끝까지 숨기면 정말 괜찮을까?
들어가며
“아이폰은 절대 열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뉴스나 기사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과거 국내에서 큰 정치적 논란이 된 사건에서도, 아이폰의 잠금이 풀리지 않아 내부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이폰의 잠금은 풀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죠.
그 영향인지, 성범죄와 같이 중대한 사건에서 갑작스럽게 아이폰을 압수당했을 때, 비밀번호를 끝까지 숨기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밀번호 숨기기, 정말 안전한 전략일까?
심지어 일부 변호사들조차도 “아이폰 비밀번호는 절대 못 푼다”며, 비밀번호는 끝까지 밝히지 말고, 범죄 혐의도 부인하라는 전략을 조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과연 정말 유효할까요?
정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아이폰의 비밀번호 잠금 해제는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수사기관은 “아이폰은 잠금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했고, 경찰청 디지털포렌식 담당부서에서도 잠금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모델에 따라 아이폰 잠금 해제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야
현재 전국 지방청 단위 디지털포렌식 부서에는 이스라엘 Cellebrite사의 장비가 보급되어 있습니다.
이 장비는 과거 FBI에 납품된 것으로도 유명하며, 현재로선 거의 유일하게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경찰은 이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이폰의 기종에 따라 실제로 잠금 해제가 가능한 상황도 많아졌습니다.
다만, 최신 기기의 경우 취약점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 해제가 불가능할 수 있고, 장비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수사관은 “아이폰의 잠금이 해제될 때까지 사건을 중지”할 수도 있습니다.
즉, 아이폰의 잠금의 해제 가능성이 있으니 잠금이 해제될때까지 사건의 진행을 중지시켜두는 것입니다.
마치며 – 무작정 버티는 전략은 되려 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기종에 따라서는 아이폰 잠금이 비교적 빠르게 해제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무조건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비밀번호를 끝까지 숨긴다”는 전략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법인에는, 타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전면 부인 + 비밀번호 은폐 전략을 선택했다가, 결국 수사관이 수사를 중지하고 잠금 해제를 기다린 끝에 아이폰이 해제되어, 더 큰 곤경에 처해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디지털 증거 대응, 전략이 곧 결과를 바꿉니다
디지털 포렌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대응을 잘못하면, 덮을 수 있었던 작은 오해가 치명적인 증거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비밀번호, 정말 숨기는 것이 최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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