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마켓 도박 수사 — 예측시장 베팅도 형법상 도박죄일까, 소환조사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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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마켓 도박 수사 — 예측시장 베팅도 형법상 도박죄일까, 소환조사 대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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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나 스포츠 경기의 승패처럼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건의 결과’에 달러 연동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를 걸고, 예측이 맞으면 배당을 받는 플랫폼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흔히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라 부르고, 대표적인 것이 폴리마켓(Polymarket)입니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이용자가 이를 새로운 형태의 ‘투자’로 여기고 참여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경찰은 이를 도박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 사이버수사 부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출금 내역을 역추적해 폴리마켓 이용자를 특정하고, 형법상 도박 혐의로 순차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미 수익금 내역과 계좌 거래내역이 상당 부분 확보된 상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는 셈입니다.

최근 이런 상황에 놓인 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합법인데 왜 처벌되느냐’, ‘거래내역이 이미 다 잡혔는데 다툴 여지가 있느냐’는 물음이 대표적입니다. 이 글은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 베팅이 우리 형법상 왜 도박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거래내역이 이미 확보된 뒤에도 어떤 방어가 가능한지를 실무의 눈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아직 이 유형에 관한 대법원의 확정판례가 확인되지 않는 비교적 새로운 쟁점이라는 점을 전제로 살펴봅니다.

폴리마켓 도박 수사 — 예측시장 베팅과 형사 리스크

예측시장 베팅은 왜 ‘도박’으로 평가되는가

우리 형법 제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을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합니다. 여기서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그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우연’은 반드시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당사자가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그래서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성이 개입하면 도박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도736 판결).

예측시장에 이 기준을 대입해 보면, 이용자가 아무리 정치·경제 상황을 분석했더라도 선거 결과나 사건의 발생 여부는 본질적으로 이용자가 지배할 수 없는 외부의 사정에 의해 결정됩니다. 베팅 수단인 스테이블코인 역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를 지니므로 형법상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결국 ‘재물을 걸고, 지배할 수 없는 결과의 적중 여부로 득실이 갈린다’는 도박의 골격에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시각입니다.

많은 이용자가 기대는 논리는 ‘이것은 도박이 아니라 투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생각만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자본시장법은 인가받은 금융투자업자가 영업으로 하는 금융투자상품 거래에 한해 도박죄 적용을 배제할 뿐이고, 국내 인가를 받지 않은 해외 플랫폼 이용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환율의 등락을 예측해 베팅하도록 만든 이른바 ‘FX 마진거래를 가장한 도박사이트’ 사건들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의 ‘경제 예측에 따른 기술적 투자’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연에 의해 득실이 결정되는 구조로 보아 도박으로 평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예측이 맞으면 배당, 틀리면 건 돈을 잃는 이기거나 잃거나(binary)의 구조는 이러한 판례가 도박으로 본 형태와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다만 모든 참여가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도박의 시간과 장소, 당사자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 건 돈의 근소성,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해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하다고 평가되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대법원 1985. 11. 12. 선고 85도2096 판결). 문제는 예측시장의 경우 플랫폼에 스스로 가입해 참여하는 형태여서, 이용이 반복적이고 베팅 금액이 커질수록 이 예외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소액을 한두 차례 우발적으로 이용한 사안이라면 이 예외를 다퉈 볼 여지가 열려 있습니다.

‘해외 플랫폼이라 괜찮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오해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니 한국에서도 문제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리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도 우리 형법을 적용한다는 속인주의를 취하고 있습니다. 행위지에서 그 행위가 범죄가 되는지, 합법인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내국인이 외국인의 출입이 허용된 외국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사안에서, 그 나라에서 도박이 허용된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도2518 판결,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7도953 판결). 폴리마켓이 해외 일부 관할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거나 그 규제 지위가 논의된다는 사정 역시, 같은 논리에서 한국인 이용자의 형사책임을 면제해 주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내국인의 해외 도박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폐광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처럼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는 때에 한정되는데, 예측시장 이용을 허용하는 국내 법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조 국외범 — 해외 플랫폼도 우리 형법 적용

이미 거래내역이 확보됐어도, 다툴 지점은 남는다

수익금과 계좌 거래내역이 이미 확보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부담스러운 정황입니다. 그러나 증거가 확보되었다는 것과 유죄가 확정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아직 이 유형의 처벌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만큼,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다퉈 볼 여지가 여럿 남아 있습니다.

먼저 앞서 본 일시오락 예외는 이용 횟수가 적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우발적으로 참여한 사안일수록 의미 있게 검토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다음으로, 이용자가 해당 플랫폼을 오랫동안 합법적인 투자 서비스로 알려진 것으로 인식했고 국내에서 불법으로 공식 지정된 바 없었다는 사정은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형법 제16조 법률의 착오)를 살피는 자료가 됩니다. 이 주장이 곧바로 무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지만, 고의의 정도와 비난 가능성을 낮추는 사정으로서 기소 여부나 처분 수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상습도박(형법 제246조 제2항)으로 의율하려는 경우에는 상습성 자체를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습성은 반복해서 도박을 하는 습벽을 말하는 것으로, 도박 전과의 유무, 횟수, 건 돈의 규모, 가담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관련 전과가 없고 이용 기간이 짧으며 투자로 오인해 참여한 사정 등은 상습성을 부정하는 방향의 자료가 됩니다. 단순 도박과 상습도박은 법정형과 실무상 처분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처분 수위와 방어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증거 확보 이후에도 남는 방어 — 일시오락·법률의 착오·상습성

‘총 입출금액’이 곧 도박 금액은 아니다

수사기관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확보하는 것은 대개 이용자가 거래소를 거쳐 넣고 뺀 총 입출금 내역입니다. 그런데 이 총액을 그대로 ‘도박에 건 돈’이나 ‘도박으로 얻은 이익’과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문제가 섞여 있고,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실제보다 훨씬 큰 금액을 기준으로 사건이 다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먼저 범죄사실에서 말하는 ‘판돈’의 문제입니다. 도박죄에서 실제로 문제되는 금액은 이용자가 실제 베팅에 사용한 금액입니다. 거래소를 통해 넣은 돈 가운데 일부만 실제 베팅에 쓰이고 나머지는 그대로 출금되거나 지갑에 남아 있을 수 있으며, 같은 자금이 넣고 빼기를 반복하며 총액을 부풀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따라서 총 입금액을 곧바로 ‘판돈’과 등치시키는 것은 실제 도박 규모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도박죄의 성립 자체는 건 돈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게 도박행위가 인정되면 이루어지지만, 그 규모는 일시오락 여부와 상습성, 양형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실제 베팅 내역을 근거로 규모를 정확히 다투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몰수·추징의 대상 문제입니다. 도박 사건의 몰수·추징에는 형법 제48조가 적용됩니다. 이때 이용자에게서 추징할 수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도박으로 취득한 것’, 즉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실제로 딴 돈)이지, 넣은 돈 전체나 총 유입액을 그대로 추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추징 법리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추징이 부정한 이익을 박탈해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아,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만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451 판결 등). 나아가 추징 대상이 되는 이익을 증거로 특정할 수 없다면 추징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보아 왔습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도4708 판결 등). 총 입출금 내역만으로는 실제 순이익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실무에서 적극적으로 다툴 지점입니다.

한 가지 더 유의할 것은, 단순도박(형법 제246조 제1항)에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습도박(제246조 제2항)이나 도박공간개설(제247조)과 달리, 단순도박을 전제로는 그 법률에 따른 몰수·추징 보전과 같은 강제조치를 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습도박이나 도박공간개설로 의율되거나 별도의 자금 은닉·가장 행위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상습도박으로 의율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는데, 앞서 본 상습성 다툼이 단순히 법정형뿐 아니라 재산 추징의 범위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총 입출금액과 도박 금액 — 판돈 특정·순수익 추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수사 절차의 적법성도 함께 따진다

확보된 자료가 어떤 절차로 수집되었는지도 빼놓을 수 없는 축입니다.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범위에 한정해 영장으로 압수·수색할 수 있습니다. 계좌 거래내역이나 휴대전화·컴퓨터에 담긴 전자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영장에 적힌 범위를 벗어났는지, 사건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피압수자와 변호인의 참여 기회가 제대로 보장되었는지는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만약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라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그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이런 쟁점은 임의제출과 압수 범위·참여권을 다룬 판례 해설이나 압수·수색의 ‘관련성’ 판례 해설에서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이미 거래내역이 확보된 상태라도, 조사 과정에서 이용자가 어떤 사실관계를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용 경위와 목적, 이용 기간과 빈도, 금액의 규모 같은 사정은 앞서 본 일시오락·상습성·고의 판단에 직결되므로, 소환에 앞서 자신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피의자에게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며,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절차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었거나 예상된다는 이유로 자금을 옮기거나 기기의 기록을 임의로 지우는 행위는 오히려 증거인멸이라는 별개의 문제를 낳을 수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미 상당 부분의 자료가 확보된 상황에서는, 자료를 임의로 삭제·이동하려 하기보다 도박죄 성립 여부 자체, 일시오락·상습성 등 구성요건과 양형 사정, 추징 범위, 그리고 증거수집 절차의 적법성을 법률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입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도박을 비롯한 형사사건에서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와 쟁점을 함께 정리하고, 구성요건 해당성과 절차의 적법성, 추징의 범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 방향을 세웁니다. 새로운 유형의 사건일수록 확립된 결론에 기대기보다 사안의 개별 사정을 촘촘히 따지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측시장 도박 소환조사 대응 — 형사 전담 검토

※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이용에 대한 형사처벌은 비교적 최근에 부각된 쟁점으로, 이 글에서 소개한 법리와 판례는 유사 사안에 대한 일반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구체적 사건의 결론은 이용 형태와 금액, 증거관계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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