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건 증거를 지운 것도 증거인멸이 될까 — 타인의 사건이라는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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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건 증거를 지운 것도 증거인멸이 될까 — 타인의 사건이라는 요건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수사가 시작될 것 같아 휴대전화 기록이나 회사 자료를 지웠다가 증거인멸로 조사를 받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형법이 처벌하는 증거인멸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앤 행위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 일로 지웠더라도 본인이 함께 처벌받을 수 있는 지위였다면 자기 사건이 될 수 있고, 대법원은 최근 이 점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수사가 시작될 것 같아 휴대전화 기록이나 회사 자료를 지웠다가 증거인멸로 조사를 받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형법이 처벌하는 증거인멸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앤 행위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 일로 지웠더라도 본인이 함께 처벌받을 수 있는 지위였다면 자기 사건이 될 수 있고, 대법원은 최근 이 점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증거인멸죄는 어떤 죄인가요

형법 제155조 제1항은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인을 은닉하거나 도피하게 한 경우도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제3항은 피고인이나 피의자,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이 죄를 범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합니다. 그리고 제4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사건이어야 합니다

조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타인입니다. 대법원은 증거인멸죄가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 행위는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따라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15728 판결).

더 나아가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하였다면, 그 행위가 동시에 다른 공범자의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증거인멸죄로 다스릴 수 없다고 보아 왔습니다.

즉 그 자료가 내 사건의 증거이기도 하고, 내가 형사처분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없앤 경우라면, 결과적으로 남의 사건 증거까지 없앤 셈이 되더라도 이 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공범과 공통된 자료라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 이익을 위해 없앴다는 점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회사 일로 지웠어도 ‘내 사건’일 수 있습니다

여기가 최근 대법원이 새로 짚은 부분입니다. 직원이 회사의 법 위반과 관련된 자료를 지운 경우, 흔히 회사 사건이니 타인의 사건이라고 보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그 사람이 해당 법률의 양벌규정에 따라 그 위반행위의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는 지위였다면 그렇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회사에 다닌다는 사정만으로 자기 사건이 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행위자로서 처벌받게 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되는 행위자와 법인의 관계는 행위자가 저지른 위반행위가 사업주의 위반행위와 사실관계가 같거나 적어도 중요한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내용상 나눌 수 없는 관련성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대법원은, 담당 임원과 팀장이 회사의 하도급법 위반 관련 자료를 지운 행위에 대해 이들도 양벌규정에 따라 스스로 처벌받을 수 있는 지위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아, 타인의 사건이라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넓게 보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증거인멸죄에서 타인의 형사사건이란 인멸행위 시에 아직 수사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고, 그 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증거인멸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

증거의 범위도 넓습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 징계기관이 형벌권이나 징계권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관계있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자료를 말하고, 그 사람에게 유리한 것이든 불리한 것이든 가리지 않으며 증거가치의 유무나 정도도 묻지 않습니다.

남에게 부탁하면 어떻게 되나요

자기 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것은 처벌되지 않는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없애게 하면 어떨까요. 대법원은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아니하나, 다만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방어권 남용인지는 증거를 인멸하게 한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부탁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무엇을 다투게 되나요

첫째는 그 자료가 누구의 사건에 관한 것인지입니다. 회사 사건으로 보이더라도 본인이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처벌받을 수 있는 업무를 실제로 맡고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직무 분장과 결재 라인, 실제로 수행한 업무 내용이 자료가 됩니다.

둘째는 지운 목적입니다. 자기 자신이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자기 이익을 위해 한 것인지가 판단의 축입니다. 대법원도 법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서 자기 업무는 관련이 없다고 진술한 것을, 자기방어적 취지이거나 사적 목적이 아니라는 뜻으로 단순하게 말한 것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진술을 그대로 자백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셋째는 친족 특례입니다.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으므로, 관계와 목적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이런 사건을 업무의 실제 범위와 자료의 성격, 삭제 경위까지 함께 살펴 검토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제 사건 증거를 지운 것도 처벌되나요?

증거인멸죄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 행위는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15728 판결). 다만 없앤 방법에 따라서는 다른 죄가 문제 될 수 있으므로 그 점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Q회사 자료를 지웠으면 회사 사건이니 타인의 사건 아닌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행위자로서 처벌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경우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본인이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업무를 실제로 맡고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Q아직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됩니다. 대법원은 타인의 형사사건이란 인멸행위 시에 아직 수사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고, 그 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

Q다른 사람에게 지워 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되나요?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될 수 있고, 그 판단은 행위의 태양과 내용, 부탁한 사람과 실행한 사람의 관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미칠 위험성의 정도를 종합해 이루어집니다.

Q가족이 대신 지워 준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155조 제4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관계와 목적이 요건이므로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증거인멸 사건을 자료의 성격과 실제 담당 업무의 범위, 삭제 경위까지 함께 살펴 검토해 드립니다. 사건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번호 1555-5112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07, 10층(KJ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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