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를 정해 빌린 돈을 마음대로 쓰면 횡령일까 — 차용금과 위탁금의 구별 (대법원 2025도1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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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를 정해 빌린 돈을 마음대로 쓰면 횡령일까 — 차용금과 위탁금의 구별 (대법원 2025도16015)

변호사
목차

누군가에게 이 돈은 이 용도로만 쓰라며 건넸는데 상대가 다른 데 써버렸다면 횡령죄가 될까요. 그런데 그 돈이 빌려준 것이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구별을 보여준 것이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5도16015 판결입니다.

사건 개요

피고인은 피해 회사로부터 부동산 경매의 입찰보증금 납부 용도로 한정해 약 3,400만 원을 빌렸습니다. 차용증에는 그 돈을 입찰보증금 납부 용도로만 쓴다는 점과, 보증금을 반환받으면 즉시 돌려주겠다는 약속이 적혀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그 돈으로 법원에 입찰보증금을 납부했는데, 이후 경매신청이 취하되어 법원이 입찰보증금을 피고인의 계좌로 돌려주자, 이를 피해 회사에 반환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했습니다. 검사는 이를 횡령으로 기소했습니다.

쟁점

핵심 쟁점은 용도를 정해 빌린 돈으로 낸 보증금을 돌려받아 임의로 소비한 것이 횡령죄가 되는지였습니다. 즉 그 돈이 여전히 타인 소유의 위탁된 금전인지, 아니면 빌림으로써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넘어온 자기 돈인지가 문제됐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를 주체로 하고,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해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목적과 용도를 정해 위탁한 금전은 그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으므로, 수탁자가 이를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가 된다는 기존 법리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인이 그 돈을 빌림으로써 소유자가 되었고, 경매법원이 돌려준 입찰보증금도 피고인의 소유이며, 피고인과 피해 회사 사이에 위탁신임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보관자 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고, 그 결과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실무 시사점

같은 용도를 정해 건넨 돈이라도, 그 법적 성격이 위탁이냐 대여(차용)냐에 따라 횡령죄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차용으로 소유권이 받은 사람에게 넘어간 경우에는, 약속한 용도와 다르게 쓰거나 돌려주지 않더라도 형사상 횡령이 아니라 빌린 돈을 갚지 않은 민사상 문제(채무불이행)에 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횡령 혐의를 받는 사건에서는 돈이 오간 법적 성격, 즉 차용증과 약정의 문구, 당사자의 의사,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정밀하게 따지는 것이 결론을 가르는 핵심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용도를 정해 준 돈을 다른 데 쓰면 무조건 횡령인가요?
아닙니다. 맡긴(위탁한) 돈이라면 횡령이 될 수 있지만, 빌려준(차용한) 돈이라면 소유권이 받은 사람에게 넘어가 횡령이 아닐 수 있습니다.
Q이 사건에서는 왜 횡령이 아니었나요?
그 돈을 빌린 것이어서 피고인이 빌림으로써 소유자가 되었고, 돌려받은 보증금도 피고인의 소유였으며, 피해 회사와 사이에 위탁신임관계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Q위탁한 돈과 빌린 돈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소유권이 누구에게 남아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정해진 용도에 쓸 때까지 준 사람의 소유로 남아 있으면 위탁, 빌려서 소유권이 받은 사람에게 넘어가면 차용으로 봅니다.
Q횡령이 아니면 아무 책임도 없나요?
형사상 횡령이 아니더라도, 빌린 돈을 약속대로 갚지 않은 데 대한 민사상 책임은 별개로 남을 수 있습니다.
Q횡령 혐의를 받으면 무엇을 따져야 하나요?
돈이 오간 법적 성격(차용증과 약정 내용, 당사자의 의사), 소유권의 귀속, 위탁관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은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경찰 수사 경험과 형사 변호 실무를 갖춘 변호사들이 사건의 쟁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합니다. 형사사건 상담은 1555-5112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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