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못 돌려받으면 다 사기일까 — 전세사기가 갈리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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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못 돌려받으면 다 사기일까 — 전세사기가 갈리는 지점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전세사기는 별도의 전세사기처벌법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되며, 조직적·대규모인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더 무겁게 다스려집니다. 처음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 이를 숨기고 임대차계약을 맺었는지가 성립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이거 전세사기 아닌가요”입니다. 그런데 돈을 못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사건이 되지는 않습니다. 갚지 못한 것과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던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전세사기는 별도의 처벌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로 다뤄집니다. 그래서 다툼은 늘 한 지점에 모입니다. 계약 당시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정을 숨겼는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경계가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정리하겠습니다.

전세사기 성립의 기본 구조 — 형법 사기죄로 처벌된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사기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나 그 대리인이 임차인을 속여 보증금을 받아 갔다면 바로 이 조항이 적용됩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형법 제347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최근 무거워졌습니다. 2025년 12월 23일 개정·시행된 형법(법률 제21231호)으로 종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되었습니다.

다만 이 숫자만 보고 자신의 사건을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고, 형을 무겁게 한 개정은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2025년 12월 23일 이전에 이루어진 계약 체결과 보증금 교부에는 종전의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됩니다.

전세사기 사건은 수년 전 임대차계약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는 종전 법정형이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1심이 현행 법정형을 적용했다가 행위 당시 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파기된 사례도 있습니다.

여기서 이름 때문에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자 지원과 주거안정을 위한 법입니다. 전세사기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지 않고, 가해자 처벌은 형법상 사기죄로 이루어집니다. ‘전세사기처벌법’이라는 별도의 처벌 법률은 없습니다.

다만 이 특별법이 정한 ‘임대인등’의 범위는 넓습니다. 임대인뿐 아니라 대리인, 공인중개사, 임차인 모집자, 그 배후의 동일인과 지배 조직까지 포함됩니다. 수사와 책임의 대상이 임대인 한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못 돌려받은 것과 속은 것 — 편취 고의를 어떻게 보는가

이 사건 유형의 핵심 법리를 보여 준 판결이 있습니다. 주택임대관리업 회사가 임대인을 대리해 임차인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 실제로는 회사 설립 무렵부터 보유 자산이 전혀 없어 임차인들의 보증금 말고는 들어오는 돈이 없던 사안입니다.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였습니다.

대법원은 회사가 보증금 반환 특약상 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사 및 능력은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전제가 되는 사실이고,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밝혔습니다. 기망을 부정한 원심은 파기되었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4777, 파기환송).

판단 자료는 계약 당시의 사정입니다. 임대인과 관리회사의 재산·부채 상태, 자산 없이 보증금 외에 수입원이 없었는지, 갭투자나 동시진행 구조였는지, 돌려막기가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를 종합해 봅니다.

정리하면 관문은 하나입니다. 나중에 못 돌려준 것인지,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 그 사정을 숨긴 것인지입니다. 앞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이고 뒤가 사기입니다. 사기죄 전반의 성립 구조는 사기죄 처벌과 편취 고의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깡통전세·동시진행·바지임대인 — 전세사기의 전형

위 판결이 제시한 일반 법리, 곧 계약 체결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전제가 되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기망이 될 수 있다는 기준을 적용하면, 근저당이나 선순위 보증금처럼 임차인의 결정에 중요한 사정을 숨긴 경우에도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 법리를 적용한 결과이지, 위 판결이 근저당 미고지 사안을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 판결은 반환 의사와 능력을 고지하지 않은 사안이었습니다.

실무에서 반복되는 전형은 대체로 넷입니다. 첫째는 무자본 갭투자와 동시진행입니다. 매매와 임대를 같은 날 진행해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충당하고, 자력이 없는 이른바 바지임대인이 명의만 제공합니다.

둘째는 깡통전세입니다. 보증금이 실제 담보가치나 매매가를 넘는데도 그 사정을 알리지 않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수의 임차 사실을 숨기는 경우이고, 넷째는 권한 없는 사람이 대리인을 사칭하거나 위임장을 위조하는 경우입니다.

임대인이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반환 능력이 없는 구조를 알면서 숨겼다면 기망이 문제 됩니다. 리베이트를 노린 조직적 구조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그 자체가 고의를 인정하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전세자금대출 사기 — 금융기관을 속인 경우

피해자가 임차인이 아니라 금융기관인 유형도 있습니다. 허위의 임대차계약서를 만들거나 실제로 거주하지 않을 사람을 임차인으로 내세워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내는 경우입니다.

이때 적용되는 조문도 형법 제347조 사기입니다.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담당자를 허위 서류로 속이는 구조이므로, 사람에 대한 기망이 있는 사기죄로 의율됩니다. 컴퓨터등사용사기가 아닙니다. 대출 브로커와 바지임대인, 모집책이 함께 가담한 조직적 범행이 많습니다.

죄수 관계도 살펴야 합니다. 임차인을 속여 보증금을 편취한 사기와 금융기관을 속여 대출금을 편취한 사기는 피해자가 다릅니다. 그래서 별개의 사기죄가 문제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죄수 평가가 따로 이루어집니다.

피해 규모가 클 때 — 특경법과 상습 가중

이득액이 커지면 형법을 넘어섭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줄여서 특경법 제3조는 사기의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를 가중합니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며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법과 혼동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특가법은 다른 법입니다. 전세사기에서 문제 되는 것은 특경법입니다.

이득액 산정에서 오해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여럿이라고 해서 보증금을 모두 더해 5억원을 넘기는 것이 아닙니다.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만 합산되고, 피해자가 다르면 원칙적으로 별개의 죄이므로 자동으로 합산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도 특경법의 이득액은 형식적인 합계만으로 단정되지 않습니다. 범행 구조와 실질적으로 취득한 금액, 죄수 관계에 따라 다투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복성도 형을 좌우합니다. 형법 제351조는 상습으로 제347조부터 제350조의2까지의 죄를 범한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임차인을 상대로 같은 방식을 반복했다면 상습사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라면 — 형사고소와 피해자 지원

형사 절차에서는 임대인등을 사기로 고소하게 됩니다. 관건은 편취 고의를 뒷받침할 자료입니다. 계약 당시의 재산과 담보 상태, 동시진행이나 갭투자 정황, 다른 임차인들의 피해 사실을 함께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피해 회복을 함께 구하는 절차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형사 고소 실무와 그 한계는 전세사기 형사 고소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서 따로 짚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지원 트랙이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의 결정으로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되면 경매·공매 유예, 우선매수권, 금융과 주거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사건 초기에 계약 경위와 자료를 정리하고 어느 지점을 다툴지 방향을 잡는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형사팀은 전세사기 사건의 고소 준비와 피해 회복 절차를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으면 무조건 전세사기인가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 그 사정을 숨겼는지가 관건입니다. 계약 이후의 사정 변화로 갚지 못하게 된 경우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Q'전세사기처벌법'으로 처벌되나요
전세사기 자체를 처벌하는 별도의 법률은 없습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처벌되고, 이득액이 크거나 조직적인 사안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가중이 문제 됩니다. 이름이 비슷한 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자 지원과 주거안정을 위한 법입니다.
Q임대인이 깡통전세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하나요
반환 능력이 없는 구조를 알면서 숨겼다면 기망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무자본 갭투자나 동시진행, 바지임대인을 내세운 정황은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어떤 사정을 언제 알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계약 당시의 자료가 중요합니다.
Q피해 금액이 크면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특경법은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여럿이라고 보증금이 자동으로 합산되지는 않고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만 합산됩니다. 상습으로 인정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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