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가 법이 정한 주의의무를 어겨 13세 미만 어린이가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3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해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제한속도를 지켰더라도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할 의무를 어겼다면 이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이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무엇이 요건이고 어디에서 다툴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가 법이 정한 주의의무를 어겨 13세 미만 어린이가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3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해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제한속도를 지켰더라도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할 의무를 어겼다면 이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이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무엇이 요건이고 어디에서 다툴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두 가지 의무를 함께 봅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은 자동차등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합니다.
문장이 길지만 요건은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제12조 제1항에 따른 조치, 곧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로 제한된 통행속도를 지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할 의무입니다.
여기서 어린이는 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조문은 두 의무를 나란히 놓았을 뿐 어느 하나만 지키면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오해가 생깁니다. 규정 속도를 지켰으니 이 조문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하급심은 어린이 보호구역을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주행했더라도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면 이 법의 적용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1. 5. 27. 선고한 판결). 하급심 판단이지만 조문 구조상 자연스러운 해석입니다.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
제5조의13은 결과에 따라 둘로 나눕니다.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비교해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장소가 어린이 보호구역이고 피해자가 13세 미만 어린이이며 위에서 본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형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사망 사건에서는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상해 사건에서도 벌금형의 하한이 50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합의나 보험 가입만으로는 막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는 합의가 되면 사건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이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4조 제1항은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아예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3조 제2항 단서는 여러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거나 음주측정을 방해한 경우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열두 개의 호가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신호나 통행금지·일시정지 안전표지의 지시 위반, 중앙선 침범과 횡단·유턴·후진 위반,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한 운전, 앞지르기와 끼어들기 관련 위반,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무면허운전,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의 운전, 보도 침범과 보도 횡단방법 위반,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11호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의무 위반으로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제12호가 화물 낙하 방지조치를 하지 않은 운전입니다.
즉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다치게 한 경우는 처음부터 이 예외에 들어가 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공소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제4조 제1항도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와 중상해에 이른 경우 등을 다시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사망한 경우는 애초에 제3조 제2항 본문의 반의사불벌 대상이 아니므로 이 논의와 별개입니다.
물론 합의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합의만으로 공소제기가 차단되지는 않지만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합헌으로 보았습니다
이 조항은 형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2월 23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20헌마460 전원재판부 결정).
명확성원칙에 관하여는, 도로교통법이 운전자의 의무를 상세히 정하고 있고 보호구역을 따로 지정하게 된 경위와 연혁을 종합하면 건전한 상식을 가진 운전자라면 도로의 형태와 횡단보도·신호기 설치 여부, 표지와 어린이의 존재를 살펴 자신에게 부여된 안전운전의무의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과잉금지원칙에 관하여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양형에서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근거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상해의 경우 벌금형을 선택하면 정상참작감경을 통해, 징역형을 선택하면 정상참작감경 없이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고 각 유예의 법정 요건을 갖추면 선고유예도 가능하며, 사망의 경우에도 정상참작감경 없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건에서 그렇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법이 그런 길을 막아 두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재판관 한 사람의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어린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거나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시야가 가린 상황에서는 경미한 과실로도 사고가 날 수 있는데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높게 정한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입니다. 이는 채택된 법정의견이 아니라 소수의견입니다.
어디에서 다투게 되나
법정형이 높다고 해서 다툴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요건 하나하나가 쟁점이 됩니다.
첫째는 그 장소가 지정된 어린이 보호구역인지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은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일정한 어린이집과 학원, 외국인학교 등의 주변도로 가운데 일정 구간을 시장등이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지정 구간과 표지의 설치 상태가 확인 대상입니다.
둘째는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위험을 발견하고 제동을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그동안 나아간 거리는 실제 재판에서 회피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제한속도도 구간과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운영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구간의 실제 제한속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인지입니다. 다만 하급심은 운전자가 피해자를 어린이로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이상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9. 3. 선고한 판결).
넷째는 양형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짚었듯 상해의 경우 벌금형과 집행유예, 요건을 갖춘 선고유예의 길이 열려 있고 사망의 경우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피해 회복과 사고 경위를 어떻게 정리해 제출하는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시속 30킬로미터를 지켰는데도 처벌되나요?›
제5조의13은 제한속도 준수와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할 의무를 함께 요구합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조항을 제한속도 준수의무 또는 안전운전의무 위반으로 정리하고 있고, 속도를 지켰더라도 안전운전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면 적용될 수 있다고 본 하급심 판단이 있습니다. 다만 그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Q합의하면 사건이 끝나지 않나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의무 등을 위반해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1호에 해당합니다. 합의나 보험 가입만으로 공소제기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반드시 실형을 살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상해의 경우 벌금형 선택과 정상참작감경, 집행유예, 선고유예가 가능하고 사망의 경우에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이 조항을 합헌으로 보았습니다(2020헌마460). 결과는 사고 경위와 피해 정도, 피해 회복에 따라 달라집니다.
Q아이인 줄 몰랐다면 달라지나요?›
하급심은 피해자가 어린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이상 제5조의13에 따른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사고 경위와 시야 조건은 주의의무 위반과 회피가능성, 그리고 양형을 판단할 때 함께 검토할 사정입니다.
Q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시장등이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일정한 어린이집과 학원 등의 주변도로 가운데 일정 구간을 지정합니다. 사건에서는 그 지정 구간과 표지 설치 상태가 확인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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