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을 경멸하는 표현으로 성립하며,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과 다르고, 다소 무례한 표현이 모두 모욕은 아닙니다.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입니다.
누군가에게 심한 말을 듣거나 온라인에서 모욕적인 댓글을 당했을 때, 또는 반대로 홧김에 한 말로 고소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은 “이것이 모욕죄가 되는가”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욕죄 처벌은 표현이 무례했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 표현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또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과 구별되고,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라는 점에서 대응 방법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모욕죄 처벌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어떤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명예훼손과 어떻게 다른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는 경멸적 표현이다
형법(법령 원문, law.go.kr)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모욕이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상대의 어떤 행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단지 인격을 비하하는 욕설이나 조롱을 던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실을 적시하는지 여부가 뒤에서 볼 명예훼손과 갈리는 핵심 기준이 되므로, 문제 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경멸적 감정의 표현’인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모욕죄 처벌의 법정형은 형법 제31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제307조 제1항, 2년 이하의 징역 등)보다 법정형이 가볍게 정해져 있는데,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는 것보다 추상적 경멸의 표현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정형이 가볍다고 해서 실제 선고형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며, 표현의 내용과 반복성, 피해의 정도, 합의 여부 등에 따라 벌금형은 물론 사안에 따라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댓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의 모욕도 마찬가지로 형법 제311조가 적용되며, 정보통신망법에는 별도의 모욕죄가 없습니다.
다소 무례한 표현이 전부 모욕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례하거나 거친 표현이라고 해서 모두 모욕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어떤 표현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것이 아니라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더라도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4719).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모욕의 수단에 제한이 없어 말이나 글뿐 아니라 시각적 수단으로도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면 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를 밝히면서도, 유튜브 영상에서 피해자의 얼굴에 개의 얼굴을 합성한 표현에 대해서는 해학적으로 볼 여지가 있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적 표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즉 시각적 수단도 모욕이 될 수 있다는 ‘법리’와, 이 사건의 개 얼굴 합성은 모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결론’은 구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한편 모욕적 표현이 담겨 있더라도 그것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으면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언제나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노동조합 위원장을 ‘어용’, ‘앞잡이’로 지칭한 현수막과 피켓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로변에 오랜 기간 반복해 게시한 사안에서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유죄를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6도88).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법리’와, 이 사건에서는 조각이 인정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되었다는 ‘결론’ 역시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집단을 표시한 비난이 구성원 개개인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거나 그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는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5631). 집단의 규모와 성격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막연히 어떤 집단 전체를 향한 표현이라면 그 구성원 개인에 대한 모욕죄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과 다르다
모욕과 명예훼손은 자주 혼동되지만 법적으로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모욕(형법 제311조)은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인 반면, 명예훼손(제307조)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사실이 진실인 경우 제307조 제1항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등에, 허위인 경우 제307조 제2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질 수 있어 모욕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처벌을 위한 절차 요건도 다릅니다.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인 반면,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명예 침해 범죄 중에서 모욕은 친고죄,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로 갈리는 셈입니다. 또한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 위법성 조각 규정(제310조)은 사실을 적시하는 명예훼손(제307조 제1항)에만 적용되고, 사실 적시가 없는 모욕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개된 자리가 아니어도 전파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단둘이 있는 자리나 소수에게만 한 말은 공연성이 없어 처벌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0도15023). 따라서 단체 대화방이나 몇몇 지인 앞에서 한 표현이라도 그것이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파 가능성은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판단되므로, 상대방과의 관계나 대화의 성격 등을 살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다
모욕죄 처벌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절차상 특징은 모욕죄가 친고죄라는 점입니다. 형법 제312조 제1항은 모욕죄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친고죄는 피해자 등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고, 고소는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따라서 모욕을 당한 경우에는 고소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 반대로 모욕으로 고소를 당한 경우에는 고소가 적법한지, 고소 기간을 지켰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과 구별되는 지점이므로, 자신의 사안이 모욕인지 명예훼손인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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