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을 숨기고 가입했다면 보험사기가 될까 — 고지의무 위반과 기망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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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을 숨기고 가입했다면 보험사기가 될까 — 고지의무 위반과 기망의 경계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병력을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보험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상법상 고지의무를 어겼다는 사정만으로 보험금을 편취할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기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무엇을 처벌하는지, 단순한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기의 경계가 어디인지, 그리고 언제 죄가 완성되는지를 법령과 대법원 판례로 정리해 드립니다.



병력을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보험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상법상 고지의무를 어겼다는 사정만으로 보험금을 편취할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기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무엇을 처벌하는지, 단순한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기의 경계가 어디인지, 그리고 언제 죄가 완성되는지를 법령과 대법원 판례로 정리해 드립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무엇을 처벌하나

보험사기는 형법의 사기죄가 아니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이 법 제3조는 보험사기행위의 조사와 방지, 처벌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험사기행위란 제2조 제1호에 따라 보험사고의 발생이나 그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기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처벌 수위는 제8조에 있습니다.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이 경우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형법상 일반 사기죄와 법정형의 상한은 같지만, 보험사기는 별도의 특별법이 적용되고 뒤에서 보듯 상습범 가중과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미수 처벌입니다. 제10조는 제8조와 제9조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보험금을 실제로 받지 못하고 청구 단계에서 걸린 경우에도 형사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고지의무를 어겼다고 곧바로 보험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과거에 치료받은 사실을 청약서에 적지 않고 보험에 들었는데, 나중에 보험회사가 이를 알고 고발했다는 사안입니다. 이때 고지의무 위반이 곧 보험사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보험금은 계약 체결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에서 정한 우연한 사고가 발생해야 지급되는 것이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보험계약자에게 미필적으로나마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도2754 판결).

이 법리는 실무에서 실제로 무죄나 무혐의의 근거로 작동합니다. 고지하지 않은 병력이 있다는 사실과, 그 사람이 처음부터 보험금을 타낼 생각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이 앞의 사실만으로 뒤의 사실을 추정하려 한다면 그 지점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보험사기가 되는 것일까요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에 이르렀는지입니다. 같은 판결은 그러한 경우로 세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는데도 이를 숨긴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보험사고를 임의로 만들어 내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입니다.

법원이 실제로 이 판단을 할 때 무엇을 보는지도 판결문에 드러납니다. 계약 체결 전에 있었던 기존 질병의 부위와 정도, 그 질병으로 치료받은 전력과 시기 및 횟수, 계약 체결 후 보험사고가 발생하기까지의 기간, 이미 가입해 둔 보험의 유무와 종류 및 내역, 계약 체결 후의 경과, 그리고 보험금을 청구한 시기와 병명을 종합해서 봅니다.

바꾸어 말하면 보험사기 사건의 승패는 병력을 적었느냐 적지 않았느냐라는 한 가지 사실이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들이 전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가입 직후에 숨긴 병으로 곧바로 청구가 이어졌는지, 여러 회사에 비슷한 보험을 몰아서 들어 두었는지, 청구가 특정 시점부터 갑자기 늘었는지 같은 정황이 실제 판단을 가릅니다.

언제 죄가 완성되는가 — 기수와 미수의 갈림

대법원은 보험계약 체결행위와 보험금 청구행위를 묶어서 보험회사를 착오에 빠뜨려 처분행위를 하게 만드는 일련의 기망행위로 파악하고, 보험회사가 그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였을 때 사기죄가 기수에 이른다고 합니다(대법원 2014도2754). 즉 돈이 실제로 나간 시점이 기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방어 논점이 나옵니다.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당시 이미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지급은 기망으로 인해 착오에 빠져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 항소심은 기망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보험회사가 지급 전에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기수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여 미수로만 처벌한 사례가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2. 8. 9. 선고 2021노1038 판결).

인과관계가 끊어지면 기수가 아니라 미수에 그치게 되므로, 죄의 성립 범위와 양형 판단에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미수라고 해서 형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보험회사가 언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험사기를 알선하거나 권유·광고하는 행위도 처벌됩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험금을 더 받는 방법을 알려 준다며 사람을 모으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법 제5조의2는 누구든지 보험사기행위를 알선하거나 유인하거나 권유 또는 광고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금지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사기행위를 대상으로 한 알선·유인·권유·광고입니다. 보험 제도나 청구 절차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까지 이 조문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8조 제1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보험금을 실제로 취득한 사람과 똑같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구체적인 보험사기행위를 실행하도록 알선하거나 유인·권유하고, 또는 그런 내용을 광고했다면 본인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더라도 같은 법정형이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브로커 역할을 하거나 허위 청구 방법을 안내해 사람을 모으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득액이 커지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보험사기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가중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제9조는 상습으로 제8조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금액에 따른 가중은 제11조에 있습니다.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보험금의 가액, 즉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이 경우 보험사기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제16조는 제11조를 위반하여 처벌받은 사람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사처벌만으로 끝나지 않고 취업 제한 등 부수적인 제한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보험사기 사건, 무엇이 결론을 가르는가

정리하면 보험사기 사건에서 다투어야 할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 보험의 우연성을 해칠 정도였는지, 다시 말해 단순한 고지의무 위반을 넘어선 것인지입니다. 둘째는 보험회사가 언제 그 사정을 알았는지, 그래서 기망과 지급 사이의 인과관계가 유지되는지입니다. 셋째는 이득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그리고 상습성이 인정될 사안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진료기록과 보험계약 서류, 청구 내역, 보험회사 내부 조사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맞추어 보아야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수사 초기에 아무 준비 없이 진술부터 하게 되면 나중에 바로잡기가 어려워지므로, 조사를 받기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과거 병력을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했는데 보험사기로 처벌받나요?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험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도2754 판결). 다만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를 숨기고 가입했거나 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면서 가입한 경우에는 기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보험금을 받지 못했는데도 처벌되나요?

처벌될 수 있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10조가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였을 때 기수에 이른다고 보므로, 지급 전에 발각되었다면 미수에 그치게 됩니다. 미수인지 기수인지는 죄의 성립 범위와 양형 판단에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으므로, 지급 시점과 보험회사가 사정을 안 시점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어서 감경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기 방법을 알려 주기만 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5조의2는 보험사기행위를 알선하거나 유인하거나 권유 또는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제8조 제1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보험금을 취득한 사람과 같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다만 금지 대상은 보험사기행위를 겨냥한 알선·유인·권유·광고이므로, 보험 제도나 정당한 청구 절차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안내까지 이 조문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기 금액이 크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제11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상습으로 범한 경우에는 제9조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보험사기는 형법상 사기죄와 어떻게 다른가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3조에 따라 보험사기행위의 처벌에는 이 법이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됩니다. 법정형의 상한은 형법상 사기죄와 같지만, 보험사기에는 상습범 가중(제9조)과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제11조), 미수범 처벌(제10조), 알선·광고 처벌(제5조의2, 제8조 제1항 제2호)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보험사기 사건을 진료기록과 보험계약 서류, 청구 내역, 보험회사 조사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대조하여 고지의무 위반과 기망의 경계부터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사건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번호 1555-5112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07, 10층(KJ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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