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내 물건인데도 마음대로 가져가면 죄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입니다. 담보로 맡긴 차를 몰래 끌고 가거나, 저당권이 걸린 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숨기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성립 범위가 좁습니다. 대상이 자기 소유여야 하는데, 자동차는 등록명의로 소유자를 정하므로 실제로 돈을 냈더라도 명의가 남의 것이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유물도 자기 지분 범위에서는 자기의 물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내 물건인데도 마음대로 가져가면 죄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입니다. 담보로 맡긴 차를 몰래 끌고 가거나, 저당권이 걸린 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숨기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성립 범위가 좁습니다. 대상이 자기 소유여야 하는데, 자동차는 등록명의로 소유자를 정하므로 실제로 돈을 냈더라도 명의가 남의 것이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유물도 자기 지분 범위에서는 자기의 물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조문과 형
형법 제323조입니다.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세 가지 행위가 나옵니다. 가져가는 취거, 찾기 어렵게 만드는 은닉, 망가뜨리는 손괴입니다. 취거·은닉·손괴로 타인의 권리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를 초래하면 문제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권리행사가 방해된 결과까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죄가 보호하는 것은 소유권이 아닙니다. 그 물건을 목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나 채권, 곧 저당권자나 점유자의 권리입니다. 소유자가 자기 물건을 함부로 치워 버려 그 권리를 쓸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막는 규정입니다.
‘자기의 물건’이어야 합니다
가장 많이 걸리는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자기의 물건이란 범인이 소유하는 물건을 의미하고, 자기의 물건인지는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정해진다고 합니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4215 판결).
자동차에서 이 문제가 자주 생깁니다. 당사자끼리 소유권을 등록명의자가 아닌 사람이 갖기로 약정했더라도, 그 약정 당사자 사이의 내부관계에서만 그럴 뿐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어디까지나 등록명의자가 소유자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차량이 자동차등록원부에 타인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이상 그 차량은 피고인의 소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이 미리 소지하고 있던 보조키로 차를 가져갔더라도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6604 판결).
내 돈으로 샀고 내가 타고 다녔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등록부에 누구 이름이 올라가 있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공유물은 어떻게 되나 — 2026년 대법원 판단
그렇다면 두 사람 공동명의로 된 물건은 어떻게 될까요. 예전에는 공유물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대법원이 2026년 1월 이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권리행사방해죄에서 공유물은 범인의 지분비율 범위에서는 자기의 물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7611 판결).
이유는 이렇습니다. 공유물에 대하여 가지는 공유지분권은 소유권의 분량적 일부로서 그 성질에서도 독립된 소유권과 다르지 않으므로, 공유물은 공유자 중 한 사람이 볼 때는 다른 공유자의 소유임과 동시에 자기의 소유에도 속합니다. 그리고 공유물을 목적으로 한 제한물권이나 채권을 이 죄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과 다른 사람의 공동명의로 등록된 승용차에 금융회사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피고인이 돈을 빌리면서 그 차를 채권자에게 담보로 넘겨주어 금융회사가 경매를 신청하고도 차를 찾지 못해 집행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대법원은 그 근저당권이 피고인의 지분도 목적으로 하는 이상 자기의 물건을 은닉해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에 해당할 여지가 많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 제한물권이나 채권이 다른 공유자의 지분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요건입니다. 그 물건이 남의 점유 아래 있거나 남의 권리의 목적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점유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소유자가 남에게 빌려주어 상대방이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는 물건을 그 권리를 무시하고 회수한 경우, 수리를 맡겨 상대방이 유치권을 가지는 물건을 가져온 경우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가져간 사람이 소유자인 구도여야 합니다. 리스 이용자가 리스회사 소유의 차를 숨긴 경우처럼 소유자가 아닌 쪽이 한 행위는 이 죄가 아니라 다른 조문의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아무런 권리도 설정되어 있지 않고 남이 점유하고 있지도 않은 내 물건을 내가 어떻게 하든 이 죄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먼저 등록부와 등기부를 확인합니다. 자동차라면 자동차등록원부, 부동산이라면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소유자가 누구로 되어 있는지, 어떤 권리가 설정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이 죄의 성립 여부가 여기에서 대부분 갈립니다.
다음으로 상대방이 가진 권리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저당권인지 점유인지, 그 권리가 내 지분을 목적으로 하는지 다른 사람의 지분만을 목적으로 하는지가 위 2024도7611 판결이 남긴 단서와 직접 연결됩니다.
그리고 내가 한 행위가 취거·은닉·손괴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봅니다. 은닉은 소재를 발견하기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하므로, 단순히 위치를 옮긴 것과는 구별해 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죄명과의 관계를 정리합니다. 물건이 자기 소유가 아니라면 이 죄는 성립하지 않지만, 대신 절도나 횡령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으로 그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절도라면 타인의 점유를 침해했는지와 불법영득의사가, 횡령이라면 보관관계가 있었는지가 각각 따로 판단됩니다. 어느 조문으로 기소되었는지에 따라 다투는 지점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공소장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제 차를 제가 가져왔는데 왜 죄가 되나요?›
권리행사방해죄가 보호하는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그 물건에 설정된 저당권이나 점유 같은 타인의 권리입니다. 저당권이 걸려 있거나 남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물건을 가져가거나 숨겨 그 권리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를 만들면 형법 제323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권리행사가 좌절된 결과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Q돈은 제가 냈는데 명의만 다른 사람입니다.›
자동차는 등록명의로 소유자를 정합니다. 당사자끼리 소유권을 등록명의자 아닌 사람이 갖기로 약정했더라도 그것은 내부관계일 뿐,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등록명의자가 소유자입니다. 그래서 명의가 남의 것이면 자기의 물건이 아니어서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2005도6604).
Q공동명의 차량이면 무죄인가요?›
공동명의라는 이유만으로 무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1월 15일 선고한 2024도7611 판결에서 공유물이 범인의 지분비율 범위에서는 자기의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저당권이나 채권이 다른 공유자의 지분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무죄 부분을 파기환송한 것이지 유죄로 확정한 것이 아닙니다.
Q자기 물건이 아니면 아무 죄도 아닌가요?›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뿐입니다. 남의 물건을 가져왔다면 절도가, 맡아 두던 물건을 임의로 처분했다면 횡령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고 각 죄의 요건이 따로 판단됩니다. 어느 죄명으로 기소되었는지에 따라 다투는 지점이 달라지므로 공소장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Q숨겼다는 것은 어디까지를 말하나요?›
은닉은 그 물건의 소재를 발견하기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위 2024도7611 사건에서는 저당권자가 경매개시결정과 인도명령을 받고도 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집행이 불가능해진 점이 문제되었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23조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