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스물일곱 가지 직군 종사자에게, 직무 중 학대를 알게 되거나 의심이 있으면 즉시 신고할 의무를 지웁니다. 문턱은 확신이 아니라 의심이며, 신고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고자의 신원은 법에 따라 보호받습니다.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것 같은데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신고해도 되는지 망설이게 됩니다. 법은 그 망설임을 요건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스물일곱 가지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직무를 하다가 학대를 알게 되거나 의심이 있는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확신이 아니라 의심이 문턱입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신고한 사람의 신원은 법으로 보호됩니다. 누가 의무자인지, 어디까지가 학대인지, 신고 뒤에는 무엇이 이어지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신고와, 반드시 해야 하는 신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는 신고를 두 갈래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제1항은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시·도, 시·군·구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웃이든 지나가던 사람이든 신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의무가 따르지 않습니다.
제2항은 다릅니다. 법이 열거한 직군에 해당하는 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입니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됩니다. 어린이집 교사나 병원 종사자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도 기관 내부에서 먼저 확인해 보자고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조문은 내부 확인 절차를 거친 뒤에 신고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직무를 하다가 알게 되거나 의심이 생긴 그때가 기준입니다.
신고의무자는 누구인가
제10조 제2항은 스물일곱 개 호에 걸쳐 의무자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곳을 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의 장과 그 종사자,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의 원장 등 보육교직원이 들어갑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원의 운영자와 강사, 직원, 교습소의 교습자와 직원도 포함됩니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른 대안교육기관의 장과 종사자도 2021년 이후 추가되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의료기관의 장과 그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 및 의료기사가 의무자입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른 119구급대의 대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의료기관 등에 종사하는 응급구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 현장에서는 아동복지시설의 장과 종사자, 아동복지전담공무원, 사회복지전담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의 장·종사자,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아동 상담·치료·훈련·요양 업무를 하는 사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의료기관·정신요양시설·정신재활시설의 장과 종사자가 들어갑니다.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와 피해자 보호시설, 성폭력피해상담소와 보호시설, 성매매피해자 지원시설,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건강가정지원센터와 가족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소년시설과 청소년단체도 각각 규정되어 있습니다. 아이돌봄 지원법에 따른 아이돌봄사도 의무자입니다.
다만 신고의무자인지는 제10조 제2항 각 호의 기관·직무에 해당하는지를 조문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아이를 직무로 만난다는 사정만으로 의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호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제1항에 따라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습니다.
확신이 아니라 의심이 문턱입니다
신고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틀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입니다. 그런데 조문의 문턱은 확신이 아닙니다.
제10조 제2항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와 그 의심이 있는 경우를 나란히 놓고, 두 경우 모두 신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학대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 때만 의무가 생기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것은 신고의무자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몸에 난 멍이 학대 때문인지 넘어져서 생긴 것인지를 가리는 일은 조사와 수사의 몫입니다. 신고의무자가 유죄 여부까지 확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찰한 사실과 의심의 근거를 구분해 전달하시면 됩니다. 제10조 제4항이 제2항에 따른 신고가 있는 경우 시·도, 시·군·구 또는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고 정해 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므로 확인해 보고 신고하겠다는 판단은 조문의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확인은 신고를 받은 기관이 합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같은 법 제63조 제1항 제2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10조 제2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벌이 아니라 과태료이지만, 액수의 상한이 낮지 않습니다.
조문에 정당한 사유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점은 눈여겨보실 만합니다. 신고하지 않은 모든 경우가 곧바로 과태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신고하지 못한 사정이 무엇이었는지가 따로 검토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기관 내부 방침이나 상급자의 지시, 학부모와의 관계를 걱정한 사정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조문이 보호하려는 것이 아이의 안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기관 종사자에게는 과태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신고가 늦어지는 동안 학대가 이어졌다면 기관의 책임이 함께 검토되고, 시설의 운영이나 자격에 관한 처분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고 여부를 기관 차원의 판단 사항으로 다루는 관행 자체가 위험합니다.
어디까지가 학대인가 — 정서적 학대의 문턱
신고를 망설이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학대의 범위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몸에 상처가 난 경우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말이나 태도가 문제 되는 정서적 학대는 경계가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를 나누어 열거하고 있습니다. 제3호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제5호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제6호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입니다. 현행 제5호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가 포함된다는 괄호가 붙어 있습니다.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2호는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행위를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같은 호가 그 처벌 대상을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가정폭력행위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노출을 막지 못한 보호자가 이 부분으로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독립된 학대행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따로 판단됩니다.
정서적 학대의 범위에 관해 대법원이 기준을 정리한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를 종합할 때,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보인 태도, 아동의 연령과 성별·성향·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아동의 반응과 행위 전후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반복성이나 기간, 아동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수업 중 학생에게 한 발언과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에 올린 글이 문제 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행위들이 부적절하고 아동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으로 볼 수는 있으나, 그것만으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학대의 고의가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여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 판결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로 읽으시면 곤란합니다. 이 기준은 법원이 유죄 여부를 가릴 때 쓰는 잣대이지, 신고의무자가 신고 전에 통과시켜야 하는 관문이 아닙니다. 신고의 문턱은 여전히 의심입니다. 다만 이런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시면, 신고 뒤에 이어지는 절차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가늠하실 수 있습니다.
신고한 사람은 보호받습니다
제10조 제3항은 누구든지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고인의 인적 사항 또는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인적 사항만이 아니라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까지 금지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더라도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좁혀지는 방식으로 알려 주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신고를 가장 크게 막는 것은 과태료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같은 기관에서 일하는 동료가 관련되어 있거나, 학부모와의 관계가 걱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문이 신고인 보호를 별도로 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고했다가 무고가 되지는 않을까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합니다.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 신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일 것, 그리고 허위라는 인식이 모두 요구됩니다.
직무를 하다가 생긴 의심을 사실대로 전달한 것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조문 자체가 의심이 있는 경우의 신고를 의무로 정해 두었기 때문에, 그 의무를 이행한 신고를 허위 신고로 취급하는 것은 법의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다만 경계는 분명히 해 두셔야 합니다. 보호받는 것은 관찰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신고입니다.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실을 만들어 붙인 신고는 다른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신고 내용을 짧더라도 사실과 추측으로 나누어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이의 몸에 무엇이 있었는지, 아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사실입니다. 누가 그랬을 것 같다는 것은 추측입니다.
기관에서 미리 정리해 두실 것
첫째, 신고 경로를 문서로 정해 두십시오. 담당자가 자리에 없을 때 누가 신고하는지까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신고가 늦어지는 사건의 상당수는 누가 할지 정해지지 않아 생깁니다.
둘째, 기록의 양식을 미리 만들어 두십시오. 날짜와 시각, 관찰한 것, 아이가 한 말, 조치한 것을 나누어 적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기억에 의존한 진술은 시간이 지나면 흔들립니다.
셋째, 아동복지법 제26조가 정한 신고의무자 교육을 형식적으로 넘기지 마십시오. 교육을 받았다는 기록은 나중에 정당한 사유를 다툴 때 사정의 하나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넷째, 신고 이후의 절차를 미리 알아 두십시오.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나 수사가 시작되고, 기관 종사자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처음 기록해 둔 내용과 진술이 어긋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신고의무자의 지위에 있는 기관과 개인을 위해 신고 시점의 판단, 기록의 정리, 신고 이후 조사 대응을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반대로 학대 혐의를 받게 된 분에 대해서는 정서적 학대의 문턱과 고의 여부를 중심으로 다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확실하지 않은데 신고해도 되나요?›
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항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와 그 의심이 있는 경우를 나란히 놓고 두 경우 모두 즉시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학대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 때만 신고하라는 구조가 아닙니다. 사실 여부를 가리는 일은 신고를 받은 기관의 조사와 수사가 맡습니다.
Q신고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나요?›
같은 법 제63조 제1항 제2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10조 제2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람에게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벌은 아니지만 상한이 낮지 않습니다. 기관 종사자의 경우에는 과태료와 별도로 기관의 책임이나 시설 운영에 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신고한 사실이 알려지지는 않나요?›
같은 법 제10조 제3항은 누구든지 신고인의 인적 사항이나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름뿐 아니라 신고인이 누구인지 좁혀지는 방식의 전달도 금지 대상입니다.
Q말로 한 훈육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대법원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의 정서적 학대행위를 아동의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 부적절한 말이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이 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관계와 경위, 아동의 반응과 상태 변화, 반복성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다만 이것은 법원이 유죄 여부를 가릴 때 쓰는 기준입니다. 신고의무자의 신고 기준은 별도로 인지 또는 의심이며, 유죄에 대한 확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Q기관 안에서 먼저 확인한 뒤 신고해도 되나요?›
조문은 그런 순서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되거나 의심이 생긴 때 즉시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내부 확인을 거치는 동안 신고가 늦어지면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고, 그 사이 아이의 위험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