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비를 받았을 뿐인데 — 배임수재의 부정한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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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비를 받았을 뿐인데 — 배임수재의 부정한 청탁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민간회사 임직원이 거래처에서 사례비를 받았다면 형법 제357조의 배임수재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부정한 청탁이며, 대법원은 업무상 배임에 이를 정도가 아니어도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공공기관 임직원처럼 개별법에서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신분이라면 뇌물죄의 적용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처에서 사례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는 일이 있습니다. 공무원도 아닌데 뇌물이 되느냐고 물으십니다. 일반 민간회사 임직원의 사례비 수수라면 형법 제357조의 배임수재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분과 개별법의 공무원 의제 여부에 따라 뇌물죄의 적용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이 업무상 배임이 될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조문은 주는 쪽과 받는 쪽을 나눕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받는 쪽, 곧 배임수재입니다.

제2항은 그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주는 쪽, 곧 배임증재입니다. 받는 쪽이 더 무겁습니다.

제3항은 몰수와 추징을 정합니다.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취득한 제1항의 재물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요건을 뜯어 보면 넷입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일 것, 그 임무에 관한 것일 것, 부정한 청탁을 받을 것, 그리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할 것입니다.

부정한 청탁이란 무엇인가

이 죄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요건입니다. 대법원이 기준을 정리해 두었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도17102 판결).

부정한 청탁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문턱이 생각보다 낮습니다.

판단 방법도 밝혔습니다. 청탁의 내용과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고,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고 했습니다. 말로 분명히 부탁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방어가 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돈의 성격이 섞여 있는 경우도 다루었습니다. 타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공여한 금품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부는 순수한 사례였다는 주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내용이 사실이어도 부정한 청탁일 수 있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나온 판단인데 오해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사건은 신문사 기자들이 홍보성 기사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보도의 대상이 되는 자가 언론사 소속 기자에게 이른바 유료 기사 게재를 청탁하는 행위는 사실상 광고를 언론 보도인 것처럼 가장하여 달라는 것으로서 언론 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므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 유료 기사의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더라도, 언론 보도를 금전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이상 그 자체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내용이 거짓이었는지가 아니라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는지를 본 것입니다.

그런데 배임수재 부분은 무죄였습니다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는데도 배임수재 부분의 결론은 무죄였습니다. 다른 요건에서 갈렸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에는 유죄로 확정된 부분도 함께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돈을 자기가 받지 않고 소속 신문사 계좌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경우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조문의 연혁을 보셔야 합니다. 2016년 5월 29일 개정 전에는 사무처리자 본인이 취득한 경우만 처벌할 수 있었습니다. 개정으로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는 행위가 구성요건에 추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제3자의 범위를 좁혔습니다. 개정 형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제3자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무처리를 위임한 타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기자에게 사무를 위임한 것은 소속 언론사이므로, 언론사는 제3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검사의 상고가 기각되어 배임수재 부분의 무죄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부정한 청탁에 따른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외형상 사무처리를 위임한 타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회통념상 그 타인이 받은 것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배임수재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 계좌로 받았다는 형식만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뇌물죄와 무엇이 다른가

자주 혼동하십니다.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공무원만이 아니라 중재인도 들어갑니다. 또 개별 법률이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는 공공기관의 임직원 등으로서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배임수재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므로, 신분과 적용 법률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 하나 차이가 있습니다. 뇌물죄는 직무에 관한 것이면 되고 부정한 청탁까지는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배임수재는 부정한 청탁이 조문에 명시된 요건입니다. 그래서 이 죄를 다툴 때는 청탁의 존재와 성격이 가장 큰 쟁점이 됩니다.

한편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경우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수재 규정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적용 주체와 요건이 배임수재와 다르고, 같은 조 제4항은 수수액이 3천만원 이상일 때 구간별로 가중하며 제5항은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하도록 정합니다. 일반 배임수재가 금액만 커진다고 이 조항으로 넘어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형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공소장의 죄명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무엇을 볼까요

첫째, 자신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는지 봅니다. 단순한 거래 당사자라면 이 요건에서 갈릴 수 있습니다.

둘째, 받은 돈이 임무에 관한 것인지 봅니다.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관계에서 오간 것이라면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셋째, 청탁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무엇을 해 달라는 것이었는지, 그것이 원래 해야 할 일이었는지 아니면 규정이나 관행에 어긋나는 일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넷째, 돈이 누구에게 갔는지 확인합니다. 본인인지, 회사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조문 적용이 달라집니다. 회사로 갔더라도 사실상 본인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될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다섯째, 몰수와 추징을 염두에 두십시오. 제3항에 따라 재물은 몰수되고, 몰수가 불가능하거나 재산상 이익이라면 가액이 추징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이런 사건을 지위, 임무 관련성, 청탁의 성격, 이익의 귀속으로 나누어 검토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공무원이 아닌데도 처벌되나요?

일반 민간회사 임직원이라면 형법 제357조의 배임수재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법 제129조의 뇌물죄는 공무원뿐 아니라 중재인도 대상으로 하고,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처럼 개별 법률이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신분과 적용 법률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분명히 부탁한 적이 없는데도 청탁인가요?

대법원은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도17102 판결). 또 부정한 청탁은 업무상 배임이 될 정도에 이를 필요 없이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Q일부는 순수한 사례였는데 전부가 문제 되나요?

대법원은 공여한 금품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성질이 나뉘는지 결합되어 있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돈이 오간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Q회사 계좌로 받으면 괜찮은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개정 형법의 제3자에 사무처리를 위임한 타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외형상 그 타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회통념상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배임수재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Q받은 돈은 돌려주면 끝나나요?

반환이 형을 정할 때 참작될 수는 있지만 성립 자체를 없애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357조 제3항은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취득한 재물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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