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의결 없이 계약했다면 — 재건축·재개발 조합 임원의 도시정비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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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의결 없이 계약했다면 — 재건축·재개발 조합 임원의 도시정비법 위반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 시공자 선정, 조합임원 선임 등을 총회 의결 사항으로 정하고, 이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은 제137조 제6호에 따라(제13호 중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은 제외)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대법원은 이 총회 의결이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이어서 나중에 추인 의결을 받아도 이미 성립한 범죄가 소급해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고, 계약의 목적과 내용, 조합원 부담의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혀 미리 의결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예산에 이미 마련된 항목의 금액만 넘은 경우에는 초과분이 예비비에서 적법하게 집행되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또 임원 선임의 총회 의결에 부존재 또는 무효의 하자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 일을 맡다 보면 사업을 멈출 수 없어 용역계약이나 공사계약을 먼저 맺고 다음 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려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데 나중에 조합원들이 문제를 삼아 조합장이나 이사가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총회 의결 없이 맺은 계약이 언제 처벌 대상이 되는지, 나중에 추인을 받으면 해결되는지 조문과 대법원 판결로 설명해 드립니다.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 제1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을 열거합니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제4호의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과 제7호의 “조합임원의 선임 및 해임”입니다. 그 밖에 자금의 차입, 예산안 및 예산의 사용내역, 시공자·설계자의 선정 및 변경 등도 총회 의결 사항으로 정해져 있고, 일부 호에는 경미한 사항 등의 제외가 붙어 있습니다.

제137조 제6호는 제45조에 따른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전문조합관리인을 포함합니다)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다만 제45조 제1항 제13호(그 밖에 대통령령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 중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은 이 벌칙에서 제외되므로, 총회 의결 의무가 있는 모든 사항이 곧바로 이 벌칙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총회 의결은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입니다

대법원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 의결 사항으로 정한 취지가,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어서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계약이 체결되어 이행되면 원상회복이 어렵고 법률관계가 혼란해지며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처벌 조항의 총회 의결은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을 의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합임원이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그런 계약을 체결하면 그로써 범죄가 성립하고, 나중에 총회에서 추인 의결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소급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사업의 성격상 모든 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미리 의결하기는 어려우므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그로 인해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될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그에 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치면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같은 판결은 업무집행 임원이 아닌 조합 감사도 업무집행 임원과 공동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두 판결은 당시의 구 도시정비법 조항(총회 의결 사항을 정한 제24조 제3항과 벌칙인 제85조 제5호)에 관한 것입니다. 지금은 예산 외 조합원 부담 계약의 총회 의결이 제45조 제1항 제4호에, 관련 벌칙이 제137조 제6호에 규정되어 있으며, 앞서 본 대로 현행 벌칙에는 제외사항이 있습니다.

예산을 넘었다고 모두 ‘예산 외 계약’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돈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비용 부담이 되는 계약이라고 봅니다.

그 사건의 조합장은 관리처분계획에 교통영향평가비, 친환경인증비, 등기비 항목으로 예산이 잡혀 있었는데, 각 항목의 예산액을 넘는 용역계약을 추가로 맺고 나중에 정기총회에서 추인 의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항목들이 이미 예산에 마련되어 있었으므로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을 벗어난 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고, 예산으로 정해진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문제될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관리처분계획에 예비비가 따로 책정되어 있었으므로, 초과 금액이 예비비에서 적법하게 집행되었다면 사전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예산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예비비의 용도가 제한되어 있었는지, 계약 당시 쓸 수 있는 예비비가 남아 있었는지, 실제로 예비비에서 집행했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채 유죄로 본 원심 부분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도4316 판결).

형식만 갖춘 총회 의결도 문제가 됩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형식적으로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임원을 선임했더라도 그 의결에 부존재 또는 무효의 하자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정관이 정한 의결 방법을 지키지 않아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한 사람을 임원으로 선임한 행위에 대한 유죄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다른 유죄 부분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문에서는 유죄 부분 전부가 파기환송되었습니다.

또 총회 의결 사항을 대의원회가 대신 처리한 경우도 따져 보아야 합니다. 그 사건에서는 정관에 대의원회가 대의원 보궐선임을 대행할 근거 규정이 없었으므로, 대의원회에서 한 대의원 선임은 총회의 의결을 대행하는 적법한 선임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도4316 판결).

조합 계약 문제로 도시정비법 위반 고발을 당했다면

첫째, 문제된 계약이 예산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그 항목이 관리처분계획이나 예산안에 이미 마련되어 있었는지를 확인하십시오. 항목 자체를 벗어난 계약인지, 범위만 넘은 계약인지에 따라 쟁점이 달라집니다.

둘째, 범위를 넘은 금액을 어디서 집행했는지 정리하십시오. 예비비가 있었다면 그 용도 제한, 계약 당시 잔액, 실제 집행 내역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셋째, 이전 총회에서 계약의 목적과 내용, 조합원 부담의 정도를 개략적으로라도 밝히고 의결한 적이 있는지 회의 자료와 의사록을 찾아 두십시오. 나중에 받은 추인 의결만으로는 범죄 성립이 부정되지 않으므로 사전 의결의 존재가 핵심입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정비사업 조합 사건을 예산 구조, 총회와 대의원회의 의결 경과, 계약 체결 시점으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계약 후 총회에서 추인을 받으면 괜찮은가요?›

총회 의결이 필요한 예산 외 조합원 부담 계약을 사전 의결 없이 체결했다면, 나중의 추인만으로 이미 성립한 범죄가 소급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총회의 의결이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을 뜻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Q총회 의결 없이 계약하면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총회 의결 대상인 사업을 의결 없이 임의로 추진하여 제137조 제6호에 해당하는 조합임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45조 제1항 제13호 중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은 이 벌칙에서 제외됩니다.

Q예산액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예산에 이미 마련된 항목이라면 항목을 벗어난 계약은 아니고 범위를 넘었는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초과 금액이 예비비에서 적법하게 집행되었다면 사전 의결이 없었더라도 예산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도4316 판결).

Q감사는 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조합의 감사가 업무집행 임원은 아니지만 업무집행 임원과 공동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Q총회 의결은 있었는데 의결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면요?›

대법원은 형식적으로 총회 의결을 거쳤더라도 그 의결에 부존재 또는 무효의 하자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도431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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