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업무상배임죄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액수가 얼마인지와 관계없이 성립하지만,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하므로 이득액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가 됩니다. 대법원은 그래서 특경법을 적용할 때는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하고,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봅니다. 피고인이 담당 공무원들에게 하천설계기준에 어긋나게 가동보 높이를 1.39m에서 2m로 높이도록 지시해 약 6억 1천만 원 늘어난 금액으로 납품계약이 체결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업무상배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계약금액 증가분 전부를 업체의 이득액으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물품 규격을 바꾸면 업체의 제조비용도 통상 함께 늘어나므로, 증가분에서 규격 변경으로 통상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뺀 금액만 업체의 이득액이라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손해와 업체의 이득액이 같은 금액으로 정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관급 물품의 규격을 부당하게 바꾸도록 지시해 계약금액이 수억 원 늘어났다면, 늘어난 금액 전부가 업체가 얻은 이익일까요. 산정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지에 따라 일반 업무상배임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지기 때문에 실제 사건에서는 이득액 계산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2025년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배임 이득액 산정의 원칙을 조문과 판결로 설명해 드립니다.
배임죄와 특정경제범죄법의 가중처벌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배임으로 처벌하고, 제356조는 업무상배임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 죄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 곧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득액은 엄격하게 산정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업무상배임죄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와 관계없이 성립하지만,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이고 형벌도 크게 가중되므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죄형균형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그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등). 또 손해나 이익은 전체적인 재산가치의 증감을 기준으로 따진다고 보았습니다.
가동보 높이를 바꾸게 한 사건
2025년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지방자치단체에 이익이 생기지 않는데도 담당 공무원들에게 하천설계기준을 위반해 가동보의 높이를 높이도록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가동보 높이가 1.39m에서 2m로 높아졌고, 지방자치단체는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약 6억 1천만 원 늘어난 금액으로 업체와 가동보 납품계약을 맺었습니다. 원심은 이 증가분 전부를 업체가 얻은 이득액으로 보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했습니다.
업체가 낸 견적서에는 높이 1.39m일 때 약 16억 6천만 원, 2m일 때 약 23억 1천만 원으로 적혀 있었고, 높이를 올리면 가동보와 수문 관련 장치의 수량이 늘고 제어시스템의 단가가 오른다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증가분에서 통상적인 비용 증가분을 빼야 합니다
대법원은 업무상배임과 지방자치단체의 손해 발생은 인정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득액 산정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물품의 제조·구매계약에서 규격이나 사양을 바꾸면 제조단가나 수량이 달라져 비용도 함께 변동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공무원이 임무에 위배해 물품 규격을 부당하게 바꾸어 예정보다 증가된 가격으로 계약을 맺었더라도,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늘어난 부분 전부를 제3자의 이득으로 볼 수는 없고, 그 증가분에서 규격 변경으로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뺀 나머지만 제3자의 이득액이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9도13682 판결 참조).
원심은 업체가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는 자료가 없다며 공제를 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견적서 내용에 비추어 높이 상향에 따라 업체의 소요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함께 기소된 뇌물과 직권남용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배임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을 선고받았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었고, 형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손해액과 이득액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본인이 입은 손해액과 제3자가 얻은 이득액이 반드시 같은 금액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6억 원 넘게 더 지출했더라도 규격 변경으로 통상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이 있다면 그 금액을 공제해야 하므로 업체의 이득액은 증액분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공제 후 이득액이 5억원에 못 미치면 특정경제범죄법이 아니라 형법의 업무상배임으로 처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공제 후 이득액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낸 것입니다. 통상적인 비용 증가분이 얼마인지는 증거로 따져야 합니다.
배임 사건에서 이득액이 다투어진다면
첫째, 공소장에 적힌 이득액이 손해액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제3자가 실제로 얻은 이익을 따로 계산한 것인지 확인하십시오.
둘째, 규격이나 수량 변경에 따라 상대방이 부담한 원가, 재료비, 인건비 등을 보여 주는 견적서와 정산 자료를 확보하십시오. 통상적인 비용 증가분을 입증하는 자료가 됩니다.
셋째,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면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도 함께 검토하십시오.
넷째,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지, 50억원 이상인지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지므로 감정이나 전문가 의견을 통해 산정 방식을 다투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배임 사건을 임무위배와 손해 여부, 이득액의 산정 방식으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계약금액이 늘어난 만큼이 모두 배임 이득액인가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물품 규격을 부당하게 바꿔 계약금액이 늘어난 경우 증가분에서 규격 변경으로 통상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뺀 나머지만 제3자의 이득액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Q이득액을 정확히 계산할 수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은 업무상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있더라도 그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 경우에도 형법상 업무상배임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Q손해액과 이득액은 같은 것 아닌가요?›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증가분만큼 손해를 입었다는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업체의 이득액은 그 증가분에서 통상적인 비용 증가분을 뺀 금액이라고 보았습니다.
Q업체가 비용을 더 썼다는 자료가 없으면 공제하지 않나요?›
원심은 그런 이유로 공제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견적서 내용 등에 비추어 규격 변경에 따라 업체의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통상적인 비용 증가분을 심리해 공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이득액에 따라 처벌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업무상배임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에 따라 가중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