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는 항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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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는 항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통할까요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보이스피싱 조직은 총책·유인책·현금수거책·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점조직으로 움직입니다. 조직의 전모를 몰랐더라도 현금을 전달하거나 계좌를 빌려준 말단 가담자도 사기방조나 사기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결론을 가르는 핵심은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가'라는 고의로, 대법원은 구체적 내용까지 알 필요 없이 미필적 인식·예견이면 방조 고의가 인정되나 단순한 의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전화로 피해자를 속이는 사람과 현금을 건네받는 사람, 계좌를 대주는 사람이 서로 나뉘어 점조직처럼 움직입니다. 그래서 조직의 전모를 모른 채 ‘단순한 심부름’이나 ‘아르바이트’로 알고 가담했다가 사기방조나 사기 공동정범으로 수사를 받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때 결론을 가르는 핵심은 ‘이것이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가’라는 고의입니다. 대법원은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이 있으면 방조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는 한편, 실제로 그러한 인식이 없었다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보이스피싱 가담이 어디에서 처벌로 이어지는지 관련 법률과 대법원 판례로 정리해 드립니다.

보이스피싱은 역할을 나눈 점조직 범죄입니다

보이스피싱, 즉 전기통신금융사기는 한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저지르는 조직범죄입니다. 전체를 계획하고 지시하는 총책,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속이는 유인책, 대포통장이나 조직원을 모으는 모집책,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건네받는 현금수거책,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인출책, 그 돈을 상부로 전달하는 전달책, 해외로 송금하는 환전책 등으로 나뉩니다.

이처럼 조직의 말단에서 현금을 전달하거나 계좌를 빌려준 사람도, 고의와 관여 형태가 인정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함께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미수범도 처벌하고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법정형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단순 가담자도 사기죄나 사기방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를 속여 돈을 받아낸 행위의 본질은 형법 제347조의 사기입니다. 조직의 지시에 따라 현금을 수거하거나 인출·전달한 사람은, 관여 정도와 인식에 따라 사기의 공동정범이 되거나 형법 제32조의 사기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현금수거책이나 인출책이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의 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아 이를 무겁게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가를 전제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전달하는 등 법이 금지한 방식에 해당하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나는 계좌만 빌려줬을 뿐’이라거나 ‘돈만 전달했을 뿐’이라는 사정은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게 해 주는 사유가 되기 어렵고, 오히려 여러 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갈림의 핵심은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가’입니다

가담자에 대한 처벌 여부와 죄명은 결국 고의, 즉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는 것임을 알았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방조범의 고의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실행을 돕는다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범죄가 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때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쉽게 말하면, 조직의 실체나 피해자가 누구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더라도, 정범이 범죄를 실행하고 자신의 행위가 이를 돕는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였다면 방조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단순히 의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의는 마음속의 일이어서 본인이 부인하면, 보수의 액수와 지급 방식, 지시의 내용,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비정상적인 방식, 신분을 숨기려는 정황 등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실제로 몰랐다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과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거나 예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 방조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정상적인 구인 광고나 통상적인 업무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고 범행을 의심할 만한 이례적인 정황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 그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고의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매우 개별적입니다. 통상적인 일자리라고 보기 어려운 높은 보수, 계좌 이체가 아니라 굳이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 정체를 밝히지 않는 지시자, 신분 노출을 꺼리는 정황 등이 있었다면, 법원은 미필적으로나마 범행 가능성을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몰랐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구체적 정황에 비추어 실제로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수사가 시작됐다면 초기 대응을 점검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가담 사건에서는 초기 진술이 특히 중요합니다. 자신이 어떤 경위로 일을 맡게 되었는지,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어떤 정황을 인식하였는지에 관한 진술이 이후 고의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거나 반대로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경우 모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보이스피싱은 조직적 범죄이자 피해가 큰 범죄여서, 가담 정도와 인식,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결론과 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피해 회복이 가능한지를 초기부터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단순히 현금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는데도 처벌되나요?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현금수거책이나 전달책도 사기의 공동정범이나 사기방조로 처벌될 수 있고, 결론은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가’라는 고의에 따라 갈립니다. 대법원은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이면 방조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다만 실제로 인식이 없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으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하므로, 당시의 구체적 정황이 중요합니다.

계좌만 빌려줬을 뿐인데도 범죄가 되나요?

계좌나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가를 전제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전달하는 등 법이 금지한 방식에 해당하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라는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그 점을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기방조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계좌만 빌려줬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이스피싱 가담은 형이 어느 정도인가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하고,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기죄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선고형은 가담 정도와 인식,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몰랐다’고 하면 무죄가 되나요?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의는 본인이 부인하면 여러 간접사실로 판단합니다. 통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높은 보수, 굳이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 정체를 밝히지 않는 지시자 같은 정황이 있었다면 미필적 인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상적인 업무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고 범행을 의심할 이례적 정황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으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보이스피싱 가담 사건에서 고의의 존부와 적용 죄명, 피해 회복 방안을 사건의 사실관계에 맞추어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상담 결과나 사건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번호 1555-5112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07, 10층(KJ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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