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로 해 놓고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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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로 해 놓고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집이나 상가를 팔기로 해 놓고 값이 오르자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아 등기를 넘겨 주는 일이 있습니다. 민사 문제로만 끝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에게서 중도금을 받은 뒤부터 매도인이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고, 그 상태에서 제3자에게 넘기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계약금만 오간 단계와 중도금을 받은 뒤가 갈림길입니다.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다시 확인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집이나 상가를 팔기로 해 놓고 값이 오르자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아 등기를 넘겨 주는 일이 있습니다. 민사 문제로만 끝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에게서 중도금을 받은 뒤부터 매도인이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고, 그 상태에서 제3자에게 넘기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계약금만 오간 단계와 중도금을 받은 뒤가 갈림길입니다.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다시 확인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배임죄는 어떤 죄인가요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제1항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1항의 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한 경우에는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주체입니다. 아무나 배임죄로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여야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을 두 번 판 사람이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오래 다투어졌습니다.

갈림길은 중도금입니다

대법원은 계약의 단계를 나누어 봅니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팔더라도 배임죄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르면 달라집니다.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이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고 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고, 그때부터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등기까지 마쳐 준 행위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이나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배임행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왜 중도금을 기준으로 삼았나

판결은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면 당사자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구속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하더라도 매도인의 이중매매를 막을 보편적이고 충분한 수단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매수인은 매도인이 등기를 넘겨줄 것으로 믿고 중도금을 냅니다. 매도인 역시 그 돈이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지급된다는 것을 알면서 받습니다. 그래서 중도금이 지급된 단계부터는 매도인이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인 내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동산이나 담보와는 다릅니다

혼동하기 쉬운 대목입니다. 같은 이중매매라도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론이 다릅니다.

대법원은 동산을 이중으로 판 사안에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부동산을 담보로 넘기기로 하는 대물변제예약을 해 놓고 제3자에게 처분한 사안에서도 배임죄를 부정했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두 판례를 그대로 두면서, 부동산 매매는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달라 같이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므로 배임이 된다는 결론을 계약 일반으로 넓혀 읽으시면 안 됩니다. 부동산 매매에서 중도금이 지급된 뒤라는 좁은 국면의 이야기입니다.

고의는 어떻게 판단하나

같은 판결은 이 부분도 정리했습니다. 매도인이 중도금까지 받은 뒤 제3자와 새로 계약을 맺고 등기를 넘겨 주었다면, 당초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거나 적법하게 해제된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임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이 점이 다투어졌습니다. 매수인 쪽이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통고서를 보냈는데, 대법원은 그 내용이 촉구하는 취지일 뿐 그 자체로 해제의 의사표시가 담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매도인이 임차인 문제로 부동산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었고 손해배상을 두고 말이 오갔더라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고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었던 이상 신임관계가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언제부터 죄가 되고 언제 완성되나

단계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매도인이 제1매수인에게서 중도금까지 받아 등기에 협력할 임무가 있는데도 제2매수인에게 팔아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받은 것은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고, 제2매수인 앞으로 등기까지 마치면 기수가 됩니다.

반대로 제2매수인에게 등기를 넘겨줄 생각이 없으면서 그에게서 돈을 받은 뒤 제1매수인에게 등기를 마쳐 주었다면, 제2매수인에 대해서는 배임이 아니라 사기가 문제 됩니다.

다섯 분의 반대의견도 있었습니다

대법관 다섯 분은 이 법리에 반대했습니다. 매도인의 소유권이전의무는 계약에 따른 자기의 사무일 뿐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중도금이 오갔다고 해서 그 성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을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했습니다.

다만 판례는 다수의견입니다. 현재의 기준은 중도금이 지급된 뒤의 이중매매에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생겼다면 무엇을 정리할까요

첫째, 대금이 어디까지 오갔는지입니다. 계약금만 오간 단계인지 중도금이 지급된 뒤인지가 출발점입니다. 입금 내역과 영수증으로 시점을 확정해야 합니다.

둘째,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는지입니다.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문서가 있더라도 그것이 촉구인지 해제의 의사표시인지는 문언을 보아야 합니다.

셋째, 등기가 언제 넘어갔는지입니다. 제3자 앞으로 등기가 마쳐진 시점이 기수 시점이 됩니다.

넷째, 제2매수인 쪽 사정입니다. 처음부터 등기를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면 그쪽에는 사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이런 사건을 계약 단계와 해제 여부, 등기 시점으로 나누어 검토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계약금만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면 죄가 되나요?

대법원은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배임죄가 문제 되는 것은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뒤입니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Q돈을 물어 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손해배상과 별개로 형사 문제가 남습니다. 대법원은 중도금이 지급된 뒤 매도인이 제3자에게 처분하고 등기를 마쳐 준 행위를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배임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부동산 매매의 그 단계에 한정된 판단입니다.

Q동산을 두 번 판 경우도 같나요?

다릅니다. 대법원은 동산 이중매매에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부동산을 담보로 넘기기로 한 대물변제예약 사안에서도 배임죄를 부정했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판례들을 그대로 두면서 부동산 매매는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달라 같이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Q계약을 해제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처벌되나요?

대법원은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거나 적법하게 해제된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임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해제를 촉구하는 취지의 통고서만으로는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Q두 번째 매수인은 어떻게 되나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매도인이 제2매수인 앞으로 등기를 마쳐 주면 제1매수인에 대한 배임죄가 기수가 됩니다. 반대로 제2매수인에게 등기를 넘겨줄 의사 없이 돈만 받고 제1매수인에게 등기를 마쳐 주었다면 제2매수인에 대해서는 사기가 문제 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부동산 이중매매 사건을 계약 단계와 해제 여부, 등기 시점으로 나누어 살펴 검토해 드립니다. 입금 내역과 계약 관련 문서는 초기에 정리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번호 1555-5112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07, 10층(KJ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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