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들어갔다면 결과가 같아도 죄가 됩니다 — 경매·입찰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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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 들어갔다면 결과가 같아도 죄가 됩니다 — 경매·입찰방해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경매나 입찰에서 미리 말을 맞췄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어도 형법 제315조의 경매·입찰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죄를 위태범으로 보아,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준 경우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참가자 전원이 담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의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성립하지는 않으며 그 합의로 경쟁의 공정이 해쳐졌는지가 판단 대상입니다.

경매나 입찰에 여럿이 미리 말을 맞추고 들어가는 일이 있습니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시기 쉽습니다. 그런데 형법 제315조의 경매·입찰방해죄는 결과가 실제로 불공정해질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물론 말을 맞추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그 합의가 경쟁의 공정을 해쳤는지를 따집니다. 대법원은 이 죄를 위태범이라고 하면서, 가격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준 경우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참가자 전원이 담합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조문은 한 줄입니다

형법 제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요소가 셋입니다. 대상이 경매 또는 입찰이어야 하고, 수단이 위계나 위력 그 밖의 방법이어야 하며, 그 공정을 해쳐야 합니다.

법정형이 다른 죄에 비해 무겁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보시는 분이 계신데, 실제 사건에서는 이 죄 하나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의 성격을 분명히 밝혔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도8459 판결).

입찰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공정을 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대법원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곧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그 행위에는 가격결정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값을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경쟁하는 방식 자체를 비틀었다면 이 죄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원이 짜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가 되기 위하여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참가자들 중 일부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라도 그것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이 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건이 이 점을 잘 보여 줍니다. 지하상가 관리자를 뽑는 입찰이었는데, 기존 상인들과 일부 참가자가 모두 투찰상한가격으로 써넣기로 약속하고 각서까지 만들어 공증했습니다. 최고가가 여럿이면 무작위 추첨으로 낙찰자를 정하는 구조였는데, 같은 편이 여럿 들어가 추첨 확률을 높이고 바깥 참가자의 확률을 낮춘 것입니다.

원심은 무죄로 보았습니다. 모두 상한가로 써서 경쟁을 통한 가격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입찰방해죄의 입찰이 아니고, 공정을 해한 것도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대법원은 달리 보았습니다. 예정가격 이상 상한가격 이하에서 각자 금액을 정할 수 있는 구조였으므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고, 무작위 추첨은 최고가가 여럿일 때 보충적으로 쓰는 방법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합의는 실질적으로 한 법인만 참가한 것과 마찬가지인데도 여럿이 참가한 외형을 꾸며 추첨 확률을 조작한 것이므로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어디까지가 이 죄의 입찰인가

대상이 되는 입찰의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대법원은 방해의 대상인 입찰이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입찰절차를 말하고, 공적·사적 경제주체가 임의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는 계약체결 과정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만 입찰이라고 붙였을 뿐 발주자가 자유롭게 상대를 고르는 절차였다면 이 죄의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투는 사건에서 먼저 확인할 지점입니다.

경매도 같은 구조입니다

조문은 경매와 입찰을 나란히 두고 있고, 경매에 관해서도 대법원이 기준을 밝혔습니다(대법원 2025. 1. 9. 선고 2022도3103 판결).

경매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 자체를 해하는 행위를 포함한다고 했습니다.

이 경매 판결은 다음 판단 기준도 밝혔습니다. 법률적으로 경매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뿐 아니라, 경매에 참가하려는 자의 의사결정에 사실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도 공정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은 허위 임차권 신고였습니다. 피고인이 실제로 임차한 사실이 없는데도 보증금 2,000만원에 빌라를 임차했다는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서를 만들어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신청서를 경매법원에 냈습니다. 원심은 그 임차권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에 관한 법률적 평가만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참고로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함께 문제 된 사기미수 부분에 관하여,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까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추어야만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전제 자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심리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임차권이 현황조사보고서와 매각물건명세서에 포함되었고 이는 경매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사실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정의 하나이므로, 원심은 그런 사정까지 종합해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가 발생했는지를 따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리의 객관적 법률평가만으로 곧바로 성립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유죄로 확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입니다.

이 판결을 모든 권리신고나 여럿이 함께 응찰하는 행위가 곧바로 범죄라는 뜻으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문제가 된 것은 실체가 없는 임차권을 꾸며 신고한 행위였습니다.

이 죄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정형만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실제 사건은 대체로 여러 죄가 함께 문제 됩니다.

공공조달 입찰에서 담합이 있었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과징금과 고발이 따라올 수 있고, 국가계약법령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이 별도로 검토됩니다. 회사로서는 형벌보다 자격 제한이 더 큰 타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 앞서 본 입찰 사건(2022도8459)에서는 피고인 중 한 사람이 업무방해로도 기소되어 그 부분이 먼저 확정되었습니다. 경매·입찰방해와 업무방해는 조문이 다르고 요건도 다릅니다.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더 무겁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무엇을 볼까요

첫째, 그 절차가 이 죄에서 말하는 입찰인지 봅니다. 자유경쟁을 통해 가격이 정해지는 구조였는지가 기준입니다.

둘째, 합의의 내용과 목적을 정리합니다. 값을 맞춘 것인지, 참가 방식이나 순서를 정한 것인지, 아니면 서로 정보를 나눈 정도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셋째,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위 사건에서는 각서와 공증, 비용을 누가 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되었습니다.

넷째, 함께 문제 될 수 있는 다른 책임을 같이 봅니다. 형사처벌만 정리하고 자격 제한을 놓치면 회사 쪽 피해가 커집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이런 사건을 입찰 해당 여부, 합의의 성격, 공정을 해한 정도로 나누어 검토하고, 함께 따라오는 행정상 제재까지 살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입찰방해죄를 위태범으로 보아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도8459 판결).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만들었는지를 봅니다.

Q참가자 전원이 짜야 담합인가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가 되기 위하여 반드시 참가자 전원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사이에만 이루어진 경우라도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면 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Q부동산 경매에서 허위로 임차권을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경매방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 임차권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신고 내용이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에 포함되어 참가하려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사실상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5. 1. 9. 선고 2022도3103 판결).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이지 유죄로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Q어떤 절차든 입찰이면 이 죄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방해의 대상인 입찰을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입찰절차로 한정하고, 공적·사적 경제주체가 임의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는 계약체결 과정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절차의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벌금이 700만원 이하면 가벼운 사건인가요?

형법 제315조의 법정형만 보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공공조달 입찰이라면 공정거래 관련 과징금과 고발, 국가계약법령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이 별도로 검토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업무방해 등 다른 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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