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은 보장한다는 투자 제안 — 유사수신행위의 요건과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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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은 보장한다는 투자 제안 — 유사수신행위의 요건과 처벌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원금 전액 이상의 지급을 약정하는 등 법이 정한 방식으로 돈을 받으면 유사수신행위가 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했을 뿐 사실상 금전 거래라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금지 규정 자체는 단속규정이어서, 그렇게 맺은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지됩니다.

원금은 그대로 두고 매달 수익을 준다는 투자 제안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좋은 기회라며 지인에게 소개했다가 함께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속인 것이 없는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물으시는데, 인허가 없이 여러 사람에게서 이런 약정으로 돈을 모으는 구조 자체를 유사수신행위로 따로 금지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사기와는 요건이 다르고, 권유한 사람도 방조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기준인지 정리해 드립니다.

법이 정한 네 가지 유형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유사수신행위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로서, 법이 열거한 네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입니다.

첫째,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입니다. 둘째,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입니다. 셋째, 장래에 발행가액 또는 매출가액 이상으로 재매입할 것을 약정하고 사채를 발행하거나 매출하는 행위입니다. 넷째, 장래의 경제적 손실을 금전이나 유가증권으로 보전하여 줄 것을 약정하고 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입니다.

요건을 나누어 보면 인허가 등이 없을 것, 불특정 다수인이 상대일 것, 자금 조달을 업으로 할 것, 그리고 위 네 가지 약정 중 하나가 있을 것입니다. 2024년 개정으로 여기서 말하는 자금에 가상자산이 포함된다는 점도 조문에 명시되었습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금지와 처벌

제3조는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제6조 제1항은 이를 위반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광고도 따로 금지됩니다. 제4조는 유사수신행위를 하기 위하여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그 영업에 관한 표시 또는 광고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6조 제2항은 이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제5조는 유사수신행위를 하기 위하여 금융업으로 인식될 수 있는 명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명칭을 상호에 쓰는 것도 금지합니다.

회사 이름으로 모집했다면 회사도 함께 문제 됩니다. 제7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이나 개인 영업주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그러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끼워 넣어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형태는 투자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광고 상품, 쇼핑몰 이용권, 교육 과정처럼 무언가를 사게 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대법원은 이 지점의 기준을 밝혔습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도5519 판결). 실질적으로 상품의 거래가 매개된 자금을 받는 행위는 출자금을 받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지만, 그것이 상품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일 뿐 사실상 금전의 거래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건에서 해외 법인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광고 상품을 팔면서, 구입한 사람이 88일 동안 광고를 보면 구입비의 150%를 수익금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수익금의 조건인 광고 보기는 하루 최대 20회 배너를 클릭하는 정도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광고 보기가 용역 제공을 가장하거나 빙자하기 위한 것일 뿐 사실상 금전의 거래라고 보아, 출자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외 사이트여도, 지급 유예 조건이 있어도

같은 판결은 두 가지를 더 짚었습니다. 하나는 적용 법률입니다. 홈페이지를 개설한 곳이나 돈을 최종적으로 받은 곳이 외국이더라도, 약정을 맺고 출자금을 주고받는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졌다면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죄를 범한 것이어서 이 법률이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급 유예 조건입니다. 그 회사는 자산 대비 지급 채무가 많으면 수익금 지급을 일시 유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 두었습니다. 대법원은 출자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상, 지급을 일시 유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투자자들에게 수익 배당과 원금 보장을 설명하며 가입을 권유하고, 구입비를 받아 환전해 회사로 보내 준 사람이었습니다. 원심은 정범의 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방조 부분을 무죄로 보았는데,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그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고 이와 동일체 관계인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부분까지 함께 파기해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유죄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입니다. 한편 같은 사건의 사기와 사기방조 부분은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그렇게 맺은 계약은 무효일까

투자한 쪽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가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이고,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다310471 판결).

이유가 설득력 있습니다. 계약을 무효로 보면 투자한 사람은 계약의 이행을 구하거나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이미 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려는 이 법률의 취지에 오히려 반한다는 것입니다. 이 법률의 목적은 행정적 규제나 형사처벌로도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제3조 위반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무효 사유나 사기에 따른 취소 가능성은 따로 판단됩니다. 또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이 돈을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의 재산 상태와 다른 법률관계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사기와 무엇이 다른가

조문에는 속였다는 요건이 없습니다.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인에게서, 업으로, 법이 정한 약정을 하고 돈을 받았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약속한 수익을 한동안 실제로 지급했더라도 구조 자체로 유사수신행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기는 기망과 편취의 고의를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위 2018도5519 사건처럼 사기는 무죄가 유지되면서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부분은 다시 심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죄는 요건이 달라 각각 판단됩니다.

대법원도 2023다310471 판결에서 유사수신행위법 위반행위는 사기 범행과 더불어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사기의 법정형(징역형 부분)이 더 높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같은 모집 과정에서 두 죄가 함께 수사되는 일이 많은 이유입니다.

조사를 앞두고 무엇을 볼까요

첫째, 약정의 내용을 문서로 확인하십시오. 원금 전액 이상의 지급이나 손실 보전을 약정했는지, 단순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인지에 따라 네 가지 유형 해당 여부가 달라집니다.

둘째, 상품이나 용역의 실질을 따지십시오. 실제 거래가 매개되었는지, 수익을 주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셋째, 모집한 상대의 범위를 정리하십시오.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업으로 했는지가 요건입니다.

넷째, 자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십시오. 직접 모집한 것인지, 소개만 한 것인지, 돈을 받아 전달한 것인지에 따라 정범과 방조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이런 사건을 약정 내용, 거래의 실질, 모집 범위, 가담 정도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원금 보장은 하지 않고 고수익만 약속했다면요?›

조문의 네 가지 유형은 원금이나 출자금의 전액 또는 그 이상을 지급하겠다는 약정, 발행가액 또는 매출가액 이상 재매입 약정, 손실 보전 약정을 요건으로 합니다. 어떤 말로 무엇을 약속했는지에 따라 해당 여부가 갈리므로 약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기 등 다른 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상품을 실제로 팔았는데도 유사수신인가요?›

실질적으로 상품의 거래가 매개된 자금이라면 출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일 뿐 사실상 금전의 거래라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도5519 판결). 거래의 실질이 판단 기준입니다.

Q지인에게 소개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역할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직접 모집에 가담한 경우에는 정범에 해당하는지와 함께 모집 구조 등 범죄를 이루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살피고, 다른 사람의 범행을 도운 경우에는 그 범행에 대한 인식과 이를 돕는다는 고의가 있었는지도 따집니다. 단순히 소개하거나 송금을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2018도5519 사건에서도 권유하고 송금을 대행한 사람의 방조 여부가 쟁점이었고,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단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Q가상자산으로 받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2024년 개정으로 유사수신행위의 정의에서 말하는 자금에 가상자산이 포함된다는 점이 조문에 명시되었습니다. 금전이 아니라 가상자산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법률의 적용을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Q투자 계약은 무효가 되나요?›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제3조를 단속규정으로 보고,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다310471 판결).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과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이므로 상대의 재산 상태와 다른 청구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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