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명예훼손일까 — ‘Bad Fathers’ 사건으로 본 비방할 목적 (대법원 2022도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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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명예훼손일까 — ‘Bad Fathers’ 사건으로 본 비방할 목적 (대법원 2022도699)

변호사
목차

온라인에 누군가의 잘못을 폭로할 때 우리는 흔히 “사실이고 공익을 위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을 알렸다는 것만으로 명예훼손의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온라인 명예훼손은 ‘진실인지’만이 아니라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따로 묻기 때문입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Bad Fathers’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익적 측면이 있더라도 언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를 분명히 했습니다(대법원 2022도699).

정보통신망 명예훼손, 사실을 알렸을 뿐인데 왜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법령 원문: law.go.kr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합니다. 정보통신망 명예훼손에서 중요한 것은, 드러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것이라는 점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서로 다른 요건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어떤 사실이 누군가의 평판을 깎는다고 해서 곧바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두 가지 모두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는 셈입니다.

양육비 안 준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Bad Fathers’는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의 제보를 받아 그 신상정보를 공개하던 사이트였습니다. 한 피고인은 제보를 접수해 미지급자의 이름·얼굴 사진·거주지·직장명 등이 사이트에 게시되도록 했고, 다른 피고인은 자신의 전 배우자를 제보한 뒤 자신의 SNS에 그 게시글 링크와 함께 모욕적인 표현을 덧붙여 올렸습니다. 이들은 피해자 5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알린다는 명분이 있었던 만큼, 과연 이를 ‘비방할 목적’으로 볼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공익을 위한 폭로에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까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이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점에서 서로 상반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됩니다. 다만 그 공익성은 피해자가 공인인지 사인인지, 표현이 공적 토론에 기여하는지, 훼손되는 명예의 정도와 표현의 방법·동기는 어떤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문제는 이 사건의 신상 공개가 과연 그 ‘공익’의 범주에 온전히 들어가느냐였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 수단이 적정했는지가 관건이 된 것입니다.

대법원이 본 ‘비방할 목적’의 경계

대법원은 결국 피고인들에게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신상 공개가 특정 양육비 채무자를 압박해 즉시 지급을 강제하려는 사적 제재 수단에 가까웠고, 공개 여부를 가릴 객관적 기준이나 사전 확인 절차 없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우리 법질서가 허용하는 채무불이행자 공개 제도와 비교하면 권리 침해의 정도가 컸고, 얼굴 사진·직장·전화번호처럼 피해가 큰 정보의 공개가 공익적 목적과 직접 관련된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SNS에 링크와 함께 모욕적 표현을 덧붙인 부분도 마찬가지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취지에서 유죄로 본 원심이 정당하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정당한 문제 제기와 사적 제재 사이

이 판결은 “사실이고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항변이 어디에서 무너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온라인에 타인의 잘못을 공개할 때는, 그 표현이 공적 토론에 기여하는 사안인지, 공개의 주된 동기가 공익인지 아니면 특정인에 대한 압박인지,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가 목적에 비춰 필요하고 상당한지, 사전 확인 같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는지가 결정적입니다. 정당한 문제 제기라도 표현 방식과 공개 범위가 과도하면 사적 제재로 평가되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기소된 입장이라면, 적시 사실의 공공성과 공익적 동기, 공개의 필요성과 절차적 노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비방할 목적’이 없었음을 다투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사실을 적었는데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비방할 목적이 있으면 처벌합니다. 진실 여부와 별개로 비방할 목적과 공연성 등이 문제 됩니다.
Q‘비방할 목적’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적시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개 상대방의 범위, 표현 방법,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공익이 주된 동기라면 부수적 사익이 있어도 비방할 목적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공익을 위한 폭로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적시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행위자도 공익을 위해 적시한 경우라면 비방할 목적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개의 범위나 방법이 과도하면 공익성 자체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는 왜 유죄가 됐나요?
공론화 측면은 있었으나, 사전 확인 절차 없이 얼굴 사진·직장·전화번호까지 일률적으로 공개해 사적 제재에 가깝고 권리 침해가 과도하다고 보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었습니다.
Q진실한 사실이면 형법 제310조로 면책되지 않나요?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통신망법위반은 ‘비방할 목적’이라는 별도 요건 구조여서, 공개 방법과 범위가 과도하면 면책이 어렵습니다.
QSNS에 링크만 공유하고 욕설을 덧붙인 것도 처벌되나요?
이 사건에서 게시글 링크에 모욕적 표현을 덧붙여 올린 행위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어 유죄로 판단되었습니다. 단순 공유라도 표현의 내용과 맥락에 따라 책임이 달라집니다.
Q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적시 사실의 공공성과 공익적 동기, 공개의 필요·상당성, 사전 확인 같은 절차적 노력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여서 합의·처벌불원 전략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은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경찰 수사 경험과 형사 변호 실무를 갖춘 변호사들이 사건의 쟁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합니다. 형사사건 상담은 1555-5112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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