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나눈 통화 녹음이 증거가 될까 — 영장 밖 압수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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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나눈 통화 녹음이 증거가 될까 — 영장 밖 압수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압수·수색영장에는 압수할 물건을 적어야 하고, 대법원은 이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영장에 없는 물건을 압수하면 나중에 영장을 받거나 증거에 동의해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모텔에서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는 혐의로 휴대전화를 압수한 수사기관이 촬영물은 찾지 못하고, 피고인이 다른 사건 변호인과 나눈 통화 녹음을 발견해 영장 없이 몇 달간 보관하며 신문에 쓰려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보관과 사용이 위법하고,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의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자료 압수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녹음을 기초로 한 검사의 수사보고와 피고인의 법정 자백도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불법촬영 혐의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는데 수사기관이 찾는 영상은 나오지 않고, 대신 사건 직후 변호사와 상담한 통화 녹음이 나왔다면 그 녹음은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수사기관이 그 녹음을 재생하려 했으나 피고인이 항의하며 듣지 않았고, 이후 법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했다면 그 자백은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은 2026년 이런 사건에서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영장의 범위와 변호인 통화녹음의 증거능력을 조문과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영장에 적힌 물건만 압수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은 압수·수색영장에 압수할 물건을 기재하도록 정하고, 제219조는 이를 수사기관의 압수에 준용합니다.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법관이 압수할 물건을 특정하려고 기재한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피압수자에게 불리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에 포함되지 않은 대상물을 압수하면 위법하고, 나중에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되거나 피고인과 변호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더라도 그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촬영물 대신 나온 통화 녹음

판결에 나타난 사건은 이렇습니다. 피해자는 술자리 후 모텔에서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뒤 휴대전화 촬영음 같은 소리를 들었다며 동의 없이 동영상을 찍었다고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피고인의 동의를 받아 당시 휴대전화를 살폈지만 관련 영상이나 사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관은 2023년 11월 말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 파일로 한정된 것으로 보이는 영장을 받아 피고인의 다른 휴대전화 2대를 압수해 포렌식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를 촬영한 파일은 나오지 않았고, 피고인이 당시 재판 중이던 다른 강제추행 사건의 변호인과 사건 직후 나눈 통화 녹음, 포렌식 업체와 나눈 통화 녹음이 발견되었습니다. 변호인과의 통화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촬영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은 2024년 1월 초 발견한 녹음 파일들을 별도 영장 없이 계속 보관했습니다. 4월 15일 피의자신문에서 녹음을 재생하려 하자 피고인은 항의하며 청취와 선별절차 참여를 거부했고, 수사기관은 발견으로부터 약 4개월 뒤인 5월 10일에야 녹음 파일에 관한 두 번째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했습니다. 검사는 그 변호사에게 전화해 통화 내용을 확인한 수사보고를 작성했고, 기소 후 피고인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며 증거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원심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변호인 통화녹음은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통화 녹음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고 영장 없이 계속 보관하며 수사에 쓰려 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뒤늦게 영장을 받았거나 공판에서 증거 동의를 했다는 사정으로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서류 등의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2. 20.자 2024모730 결정 참조). 의뢰인이 승낙하거나 변호인이 공범이거나 범죄에 관여한 경우처럼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이는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른 증거만으로 공소사실 증명이 곤란해 보이는 사정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그것이 수사기관이 범행 당시의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기기를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압수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에 변호인 통화녹음의 압수를 허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법정에서 한 자백도 2차적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도 원칙적으로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위법한 1차적 증거가 사실상 유일하거나 핵심적인 증거이고 위법의 정도가 상당하며,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그 증거를 제시받거나 그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 자백도 그 증거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인과관계 단절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녹음이 없었다면 기소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신문 과정에서 녹음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다른 독립된 증거에 기인해 자백했다는 검사의 증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녹음 파일과 녹취록, 검사가 변호사와 통화한 내용의 수사보고, 피고인의 법정진술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부분이 나머지 유죄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4422 판결).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되므로 이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비밀유지권 규정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현행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정하고, 형사소송법 제112조는 변호사가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보관하는 타인의 비밀에 관한 물건에 대해 압수를 거부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타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 사건 녹음은 변호사가 아닌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것이었습니다.

2026년 2월 공포된 개정 변호사법 제26조의2는 2027년 2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조항은 변호사와 의뢰인 또는 의뢰인이 되려는 사람이 법률 조력을 목적으로 나눈 비밀인 의사교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되, 의뢰인의 승낙이 있거나 변호사가 범죄에 관여하는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은 예외로 둡니다. 부칙은 시행 전에 이루어진 의사교환에도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 사건 대법원 판단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이 조항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에 따른 것입니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면

첫째,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을 때 압수할 물건이 무엇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형사소송법 제118조는 영장을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하도록 정합니다.

둘째, 전자정보 선별과 포렌식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혐의와 관련 없는 파일이 압수 대상에 섞이지 않는지 살피십시오. 압수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제417조의 준항고로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변호인과의 상담 내용이 담긴 녹음이나 메모, 문서가 압수물에 포함되었다면 그 사실과 경위를 기록해 두십시오. 이 사건처럼 증거능력 판단에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수사 단계에서 위법하게 확보된 자료를 제시받았다면, 공판에서 자백하거나 증거에 동의하기 전에 증거능력부터 검토하십시오. 이 사건에서도 법정 자백과 증거 동의가 있었지만 대법원은 그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압수 범위와 증거수집 절차를 처음부터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영장에 없는 파일을 나중에 다시 영장을 받아 압수하면 괜찮나요?›

대법원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에 포함되지 않은 대상물을 압수한 위법은 사후에 영장이 발부되거나 증거 동의가 있어도 치유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위 사건에서도 약 4개월 뒤 받은 영장으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Q변호사와의 상담 자료는 절대 압수할 수 없나요?›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자료는 원칙적으로 압수가 허용되지 않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의뢰인이 승낙했거나 변호인이 공범이거나 범죄 기타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되며, 범죄 혐의의 중대성, 증거가치와 중요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침해 정도 등을 종합해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Q법정에서 자백했는데도 증거로 쓸 수 없나요?›

법정진술도 위법수집증거에 기초한 2차적 증거라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지만, 모든 자백이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고 인과관계가 희석·단절되었는지를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녹음을 제시받아 그 존재를 알았고, 다른 독립된 증거에 기인해 자백했다는 검사의 증명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법정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Q불법촬영죄의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Q이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으므로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 함께 기소된 강제추행 부분도 경합범 관계여서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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