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재개발 구역의 건물이 수용되고 손실보상금이 모두 공탁되었는데도 소유자가 약 11개월 동안 건물을 넘기지 않자, 조합이 차임 상당의 손해와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금융비용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심은 조합이 건물을 임대할 생각이 없었다며 차임 상당 손해를 부정하고, 금융비용 2천만원은 손해액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하지 않으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없고, 금융비용은 정비사업 전체가 실제로 늦어졌는지와 인과관계를 심리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재개발 구역에 있던 내 건물이 수용되고 보상금까지 공탁되었는데, 아직 짐을 다 빼지 못해 몇 달 더 머물렀다면 조합에 무엇을 물어 주어야 할까요. 조합이 그 건물을 남에게 빌려줄 생각이 없었다면 사용료 상당의 손해도 없는 것일까요. 사업 전체가 늦어졌다며 조합의 금융비용까지 청구받는다면 어떨까요. 대법원은 2026년 이런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인도 지연 손해배상의 범위를 조문과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수용과 보상 완료에 따른 인도 의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3조는 토지소유자와 관계인 등이 수용 또는 사용의 개시일까지 그 토지나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으면 종전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자 등 권리자는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나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는 예외입니다.
재개발 수용 후 인도를 늦춘 사건
판결에 나타난 사건에서 원고 조합은 인천의 약 3만 2천㎡ 구역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2021년 9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습니다. 피고는 구역 안의 건물과 토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수용개시일을 2022년 2월 10일로 정해 수용재결을 했습니다.
조합은 영업권 손실보상금, 토지 및 지장물 손실보상금, 이주정착금과 주거이전비 등을 차례로 공탁했고 마지막 공탁은 2022년 8월 29일이었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쳤지만 피고는 2023년 7월 26일에야 건물을 넘겼습니다. 조합은 불법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과, 정비사업이 늦어져 늘어난 금융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조합이 건물을 넘겨받아 정비사업을 진행하려 했을 뿐 임대해서 수익을 얻을 상황은 아니었다며 차임 상당 손해를 부정했습니다. 반면 금융비용 손해는 구체적인 액수를 증명하기 매우 어려운 경우라며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조합이 구한 2천만원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임대할 생각이 없었어도 차임 상당 손해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점유를 당한 부동산 소유자는 불법점유자에게 차임 상당 손해의 배상이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불법점유가 없었더라도 소유자에게 차임 상당 이익이나 다른 소득이 생길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청구할 수 없지만, 그런 사정은 손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14227 판결 등).
또 차임 상당액은 부동산 사용에 관한 권리를 당사자가 합의로 설정했다면 정했을 대가로 점유와 사용의 이익을 평가하는 기준일 뿐이고, 그 부동산이 임대 가능한 부동산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아니라고 봅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그래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조합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고 정비사업을 진행하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 이익이 생길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금융비용 손해의 인과관계를 다시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종합하여 상당한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법관에게 손해액 산정의 자유재량을 준 것이 아니고, 이 경우에도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추가 금융비용 손해를 인정하려면 건물 인도가 늦어졌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때문에 정비사업 전체가 늦어졌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확인할 근거를 찾기 어렵고, 피고가 늦게 넘긴 건물 1층은 157.83㎡로 구역 32,886.90㎡의 극히 일부이며 위치도 사업구역의 가장자리였습니다. 철거 공사에 실질적인 방해가 있었는지, 금융비용을 배상할 정도였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금융비용 부분은 원심에서 전부 이긴 조합의 상고는 상고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었고, 피고의 상고가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인도 지연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청구받았다면
첫째, 손실보상금이 언제 모두 지급되거나 공탁되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손실보상금이 모두 공탁된 날부터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차임 상당 손해를 다투려면 임대 계획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불법점유가 없었더라도 차임 상당 이익이 생길 여지가 없었다는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셋째,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을 청구받았다면 실제로 사업 전체가 늦어졌는지, 지연 기간이 얼마인지, 다른 인도 거부자나 인허가 일정 같은 다른 원인은 없었는지를 따져 보십시오. 점유한 면적과 위치도 인과관계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넷째, 보상금 액수에 불복했다고 인도 의무가 자동으로 멈추는 것은 아니므로,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을 준비하더라도 보상 완료 여부와 집행정지 같은 별도 절차를 따로 확인하고 인도 일정과 배상 위험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정비사업의 수용과 인도 분쟁을 보상금 공탁 시점, 점유 경위, 손해의 범위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조합이 건물을 철거할 예정이었다면 차임 상당 손해는 없나요?›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고 정비사업을 진행하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 이익이 생길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Q인도가 늦어지면 조합의 금융비용도 모두 물어 주어야 하나요?›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금융비용 손해를 인정하려면 인도 지연 때문에 정비사업 전체가 늦어졌다고 볼 수 있어야 하고, 인도 지연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손해액을 증명하기 어려우면 법원이 알아서 정해 주나요?›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법원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지만,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도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먼저 증명을 촉구하는 등 구체적인 손해액을 심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Q언제부터 건물을 넘겨야 하나요?›
토지보상법 제43조는 수용 개시일까지 인도하도록 정하고,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은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를 사용·수익 금지의 예외로 둡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손실보상금이 모두 공탁된 2022년 8월 29일부터 인도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Q이 판결로 배상액이 정해졌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으므로 차임 상당 손해와 금융비용 손해 모두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