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룰 수 없던 범행도 처벌될까 — 불능미수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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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이룰 수 없던 범행도 처벌될까 — 불능미수의 기준

변호사
목차

핵심 요지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고,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이 위험성을 행위 당시 행위자가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해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는지로 따지며, 피해자가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오인하고 간음한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결과 발생이나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불능범은 처벌되지 않습니다.

범행을 시도했지만 알고 보니 처음부터 결과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아무 일도 없었으니 처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법은 이런 경우도 위험성이 있으면 미수범으로 처벌합니다. 불능미수입니다. 어떤 경우에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지, 처벌되지 않는 불능범과는 어떻게 다른지, 대법원 판결로 설명해 드립니다.

미수범은 세 갈래로 나뉩니다

형법은 미수를 세 가지로 나누어 처벌의 정도를 다르게 정합니다. 제25조 제1항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 제2항은 그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흔히 장애미수라고 부릅니다.

제26조는 범인이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자의로 중지하거나 결과의 발생을 자의로 방지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합니다. 중지미수입니다. 그리고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하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불능미수입니다.

어느 경우든 미수범을 처벌하려면 각칙의 해당 죄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제29조).

불능미수는 처음부터 결과가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불능미수를 행위자에게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지만,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구성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결과 발생의 불가능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이 처음부터 그럴 수밖에 없어 범죄가 기수에 이를 수 없는 것을 뜻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은 장애미수나 중지미수는 실행에 착수할 당시에는 행위자가 의도한 범죄가 기수에 이를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기수가 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배제되는 불능미수와 구별된다고 했습니다. 중간에 방해를 받아 실패했는지, 처음부터 될 수 없는 일이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위험성’은 일반인의 눈으로 판단합니다

결과가 불가능했다고 해서 모두 불능미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험성이 있어야 처벌되고, 위험성이 없으면 처벌되지 않는 불능범이 됩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이 위험성을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는지로 따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불능범에 대해서는 범죄행위의 성질상 결과 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합니다. 대법원은 일정량 이상을 먹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초우뿌리나 부자를 달인 물을 마시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행위를 불능범이 아니라 살인미수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687 판결).

항거불능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믿었다면

불능미수가 실제로 크게 문제된 것은 준강간 사건입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강간죄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고, 제300조는 그 미수범을 처벌합니다.

2019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함께 술을 마신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간음했습니다. 그런데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실제로 그런 상태에 있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간음했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런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경우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이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판단할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며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에는 구성요건 사실의 증명이 부족한 경우를 불능미수로 처벌하는 해석에 반대하는 반대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정이 곧바로 무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판결입니다. 다만 기수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불능미수가 되는 것은 아니고, 고의와 실행의 착수, 위험성이 따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장애미수인지 불능미수인지 가려야 하는 이유

범행이 실패했을 때 그것이 장애미수인지 불능미수인지는 형에도 영향을 줍니다. 장애미수는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이지만, 불능미수는 감경뿐 아니라 면제까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를 독살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토하는 바람에 목적을 이루지 못한 사건에서, 사용한 독의 양이 치사량에 못 미쳐 결과 발생이 불가능했던 경우일 수도 있으므로 원심은 치사량을 더 심리해 장애미수와 불능미수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가렸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2967 판결).

미수로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첫째, 해당 죄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규정이 없다면 미수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둘째, 결과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정리하십시오. 중간에 방해를 받았는지, 스스로 멈췄는지, 처음부터 결과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에 따라 장애미수, 중지미수, 불능미수로 나뉘고 형의 감경·면제 여부가 달라집니다.

셋째, 행위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불능미수의 위험성은 행위자가 인식한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당시의 인식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객관적 자료가 중요합니다.

넷째, 성범죄 사건이라면 피해자의 당시 상태에 관한 증거, 예컨대 대화 내용, 주변 사람의 진술, 영상 기록이 고의와 위험성 판단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미수 사건을 실행의 착수, 결과 불발생의 원인, 행위 당시의 인식으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결과가 처음부터 불가능했는데도 처벌되나요?›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됩니다.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Q불능미수와 불능범은 어떻게 다른가요?›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되고, 결과 발생이나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절대로 있을 수 없으면 처벌되지 않는 불능범입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687 판결). 위험성은 행위자가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Q실제로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행위자가 그런 상태라고 오인하여 이를 이용할 의사로 간음했고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일반인의 관점에서 판단할 때 준강간 결과 발생의 위험성이 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단순히 술을 마셨는지 여부만으로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Q장애미수, 중지미수, 불능미수는 형이 어떻게 다른가요?›

장애미수는 형을 감경할 수 있고(제25조 제2항), 중지미수는 반드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며(제26조), 불능미수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제27조 단서).

Q미수범은 모든 범죄에서 처벌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29조에 따라 미수범을 처벌할 죄는 각칙의 해당 죄에서 정합니다. 예를 들어 준강간은 제300조가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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