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시청 과장으로 일하던 공무원이 납품업체 대표에게 자녀들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게 하고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들은 검찰청 수사과의 검찰수사관이 수사한 뒤 검사에게 송치했고, 그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직접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시작한 것이므로 기소가 적법하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하는 것이어서 검사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해당하고, 그 검사의 기소는 폐지 전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 어긋나 공소기각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검찰청 수사과의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사에게 넘겼고, 그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직접 공소를 제기했다면 그 기소는 적법할까요. 폐지 전 검찰청법은 검사가 스스로 수사를 개시한 범죄는 그 검사가 기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검사 기소 제한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뇌물 사건에서 이 규정의 의미를 밝히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판결의 내용과 2026년 10월 공소청법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을 조문과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검사 기소 제한 규정은 무엇을 정했나요
2022년 5월 9일 개정되어 같은 해 9월 10일부터 시행된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그리고 이들 범죄나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한정했습니다.
같은 개정으로 신설된 제4조 제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면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예외로 두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취지를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원칙적으로 분리하여 서로 견제하게 함으로써 수사·기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검찰수사관이 수사한 뒤 같은 검사가 기소한 사건
판결에 나타난 공소사실에 따르면, 검사는 시청 공원녹지과장으로 일하던 피고인이 등산로 매트 등을 납품하는 업체 대표에게 납품을 돕는 대가로 자녀 두 명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게 하고,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급여 명목으로 합계 8,357만여 원을 받았다고 보았습니다. 업체 대표에게는 뇌물공여, 자녀들에게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가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이 사건들의 시작은 다른 민간공원 조성사업과 관련된 고발이었습니다. 검찰청 수사과 소속 검찰수사관들이 그 고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위 혐의를 발견해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한 검사에게 송치했습니다. 그 검사는 추가 수사를 거쳐 2024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 차례로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그 검사는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검찰수사관이 검찰청법상 검사와 별개의 수사기관이고, 이 사건은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이므로 검사가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를 기소한 경우가 아니라며 공소제기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의 수사도 검사의 수사개시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제4조 제2항의 수사개시는 같은 조 제1항 제1호 단서의 수사개시와 같은 뜻으로, 검사가 범죄에 대한 최초의 수사를 시작하여 1차적 수사를 담당한 경우를 말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형식적인 입건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구체적인 수사 행위에 처음 착수했다면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입니다.
이어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것이고 사법경찰관과 같은 일반적 수사권 규정이 없으므로,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할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다면 그것은 검사 자신의 수사개시이고,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마치고 검사에게 송치했더라도 검사의 수사가 계속되는 것일 뿐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혐의들은 기소한 검사의 수사지휘 아래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진행한 것이므로 그 검사가 수사개시한 범죄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처음 고발된 민간공원 관련 뇌물 혐의는 다른 검사의 수사지휘 아래 수사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구별했습니다.
위반하면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검사가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면 그 공소제기는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여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했습니다. 판결 당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가 정한 사유입니다. 원심은 이 점을 심리하지 않고 유죄를 유지했으므로 법리를 오해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도2366 판결). 다른 검사가 수사를 지휘한 혐의 부분에는 위 수사·기소 분리 위반을 이유로 한 파기사유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나머지 범죄와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 함께 파기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개시를 하지 않은 다른 검사가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소기각은 무죄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법이 폐지되었습니다
2026년 3월 24일 공포된 공소청법 부칙 제2조에 따라 검찰청법은 2026년 10월 2일 폐지되었고, 같은 날부터 공소청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공소청법 제4조가 정한 검사의 직무에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과 그 유지, 영장 청구,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등이 들어 있지만, 폐지 전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와 같은 검사의 수사개시 규정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공소청법 부칙 제6조 제2항은 시행 당시 폐지 전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대통령령에 따라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하는 등 불가피한 사건만 예외로 두었습니다. 그 예외 사건도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시행일부터 90일 안에 종결해야 하고, 그 기간 안에 종결하지 못한 사건은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됩니다. 2026년 8월 4일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 제12조(2026년 9월 29일 개정 반영)에도 검사가 수사 중이던 사건에 관한 경과조치가 있습니다.
공소기각 사유를 정한 현행 형사소송법 제327조도 2026년 8월 4일 개정되어 같은 해 10월 2일부터 각 호가 늘어났습니다. 판결 당시 제2호였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라는 사유는 현재 제8호 그 밖에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로 옮겨졌습니다. 이 판결은 폐지 전 검찰청법이 적용되던 시기의 기소를 다룬 것이므로, 새 제도 아래의 사건에는 공소청법과 개정 형사소송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검찰 단계에서 수사받고 기소되었다면
첫째, 수사가 누구의 지휘로 언제 시작되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고발이나 인지 경위, 입건일, 처음 수사 행위를 한 사람, 수사지휘 검사가 누구였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기소한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영장을 청구하거나 수사를 지휘한 검사와 같은 사람인지 살펴보십시오. 이 사건 판결에도 기소한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위가 사실관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셋째,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사건인지 검찰 내부에서 송치된 사건인지 구별하십시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검사에게 넘긴 것은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넷째, 공소기각을 다투는 것과 별도로 공소사실 자체에 대한 방어도 함께 준비하십시오. 공소기각이 확정되더라도 다른 검사가 다시 기소할 수 있어 실체 판단이 남을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뇌물과 경제범죄 사건에서 공소사실뿐 아니라 수사 개시와 기소의 절차적 적법성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검찰수사관이 수사했다면 검사가 수사한 것이 아닌가요?›
대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고 그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하는 것이므로,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다면 폐지 전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검사 자신의 수사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도2366 판결).
Q검찰수사관이 검사에게 송치했으면 송치 사건 아닌가요?›
폐지 전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단서의 예외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입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마치고 검사에게 넘긴 것은 검사의 수사가 계속되는 것일 뿐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Q공소기각이 되면 사건이 끝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소기각은 공소제기 절차의 하자를 이유로 한 판결이고 무죄 판단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개시를 하지 않은 다른 검사가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Q지금도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나요?›
2026년 10월 2일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시행되면서, 공소청법 제4조의 검사 직무에는 폐지 전 검찰청법과 같은 검사의 수사개시 규정이 없습니다. 시행 당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공소청법 부칙 제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되고, 불가피한 사건만 90일 안에서 계속 처리되며 그 기간 안에 끝나지 않으면 이송됩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경과조치와 대통령령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이 판결로 피고인들의 무죄나 공소기각이 확정되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으므로, 공소제기의 적법성과 나머지 혐의는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경제·특수범죄 법률 가이드
참고 법령 · 공소청법 제4조·부칙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27조 (국가법령정보센터)